기사입력시간 26.06.04 08:34최종 업데이트 26.06.0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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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블랙리스트’ 유포 사직 전공의, 집행유예 확정…의사면허 취소 수순

대법원, 징역 2년·집행유예 4년 원심 확정…집단행동 미참여 의사·의대생 2974명 명단 게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2024년 의정갈등 당시 의료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와 의대생 명단을 온라인에 게시한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사직 전공의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해당 전공의는 의료법상 결격 사유에 해당돼 의사면허 취소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사직 전공의 류모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0일 확정했다.

류씨는 의정갈등이 이어지던 2024년 8~9월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근무한 의사와 의대생 등 2974명의 명단을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 21차례 게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쟁점은 온라인에 명단을 올린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류씨 측은 해당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망으로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배포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킨 스토킹 행위가 맞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원색적 비난을 하며 악의적 공격을 하고 협박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실제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렵고, 가족에게도 위해를 가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심과 대인기피증, 공황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1심은 이 같은 이유로 류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2심은 유죄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형량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으로 낮췄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동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타인을 압박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문제 되는 ‘좌표찍기’를 한 것으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비록 모든 피해자들로부터는 용서를 받지 못했지만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고, 당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추가로 합의한 점 등을 보면 원심 형이 다소 무겁다”고 설명했다.

류씨는 수감 기간 동안 140건이 넘는 반성문을 제출하고 피해자들과 합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시도의사회 등 의료계도 류씨 감형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류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 확정으로 류씨의 의사면허는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이 지난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면허 취소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재교부 신청은 가능하다.

한편 류씨 측은 상고심 과정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스토킹처벌법 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류씨 측은 최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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