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11 19:22최종 업데이트 24.02.1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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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100조 비만치료제 시장 잡아라...한미 LG 유한 일동 등 국내 제약사 각축전

노보 위고비, 릴리 마운자로 등 수조원 매출 돌풍...주사제부터 경구용, 패치형 치료제까지 다양한 제형 개발 착수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현황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비만치료제에 대한 대중들의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주사제부터 경구용, 패치형 등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11일 메디게이트뉴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비만치료제 개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약 15개 기업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부분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GLP-1(글루카곤양펩티드-1)'은 인크레틴의 일종으로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식후에 혈당 농도가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상승하면 혈당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재해 위장관계 운동성 저하, 식욕 감소 등의 작용을 한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등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주사제가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3년 노보노디스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 약물에 따른 비만사업 매출은 416억 3200만 크로네(약 8조원)였다. 또한 일라이릴리의 GLP-1 계열 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와 동일 성분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를 합쳐 52억7500만 달러(약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주사제뿐 아니라 경구용, 패치형 등을 다양한 제형의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구용 치료제와 패치형은 복용 등이 간편해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올라가는 만큼 치료 방식에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선두 주자는 한미약품으로 1월 15일 에페글레나타이드(HM11260C) 임상 3상 시험에 참가할 첫 환자를 등록했다.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은 지 약 2개월 반 만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제제로, 과거 파트너사였던 사노피가 진행한 다수의 글로벌 임상을 통해 약물의 혁신성을 입증 받았다.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체중 감소, 혈당 조절뿐 아니라 주요 심혈관계와 신장질환 발생률 감소를 확인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외 'HM15275', 'HM15136+에페글레나타이드' 등의 전임상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의 미국 임상 2상에 돌입했으며, 1월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이전했다. 희귀비만증은 MC4R(포만감 신호 유전자) 작용경로 등 특정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식욕 제어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LB54640은 이러한 MC4R를 표적으로 삼는다.

유한양행은 지난 2월 1일 100억원대의 프로젠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비만치료제 우선권을 확보했다. 프로젠이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는 자체 개발 플랫폼 NTIG를 활용한 이중작용 후보물질 'PG-102'가 있다. 또한 유한양행은 전임상 단계에 있는 YH34160, YH40863과 탐색 단계에 있는 YHC1140 등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1월에는 인벤티지랩과 장기지속형 주사 제형 비만·당뇨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릭스는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인 'OLX702A'와 세마글루타이드의 병용요법을 통한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비만 원숭이 모델을 활용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단독 투여한 환자군과 OLX702A를 병용 투여한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병용 투여한 환자군에서 체중, 체지방량, 복부 둘레 감소 등이 확인됐다. 세마글루타이드 중단 후 8주 동안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에서는 기존 비만치료제의 요요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밖에 디앤디파마텍과 고바이오랩, 일동제약 등은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해 4월 미국 바이오 멧세라(Metsera)에 DD02S을 기술이전했다. 멧세라는 DD02S의 미국 임상 1상을 올해 3분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KBLP-004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항비만 효과를 보이는 3종 균주를 기반으로 하며,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연구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사람 대상 시험인 임상 1상에 돌입했다. 한편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지분 100%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출범해 ID110521156 등 일동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을 넘겨 신약 개발과 판매를 분리했다.
 
대웅제약과 대원제약, 광동제약, 동아에스티 등은 협업을 통한 패치형 마이크로니들 제형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대웅제약은 대웅테라퓨틱스와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초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가진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라파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 1상 신청 결과는 연내 나올 예정이다. 임상 1상은 대원제약이 주도할 예정이며, 임상 1상 결과 확인 후 상용화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광동제약은 쿼드메디슨과 계약을 체결했고, 동아에스티는 주빅과 패치형 치료제 개발 관련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지난 1월 8~11일 미국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비만 치료제’가 올해의 바이오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JP모건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4조원 정도이며, 2030년에는 10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인구가 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고 비만치료제는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아직 약물 치료 비중은 낮아 비만치료제에 대한 잠재수요가 커지면서 국내 제약회사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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