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28 19:14최종 업데이트 26.09.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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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앞으로 다가온 비대면진료 본사업…약 배송 실제 기준은 ‘공백’

복지부, 심평원·공단·보건의료정보원 역할과 과태료까지 구체화

배송 대상 확대·지역 범위·복약지도·사고 책임은 여전히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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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챗GPT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비대면진료 본사업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하위법령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 역할부터 자료 미제출에 따른 과태료까지 구체화했지만, 정작 환자와 약국이 시행 첫날부터 따라야 할 약 배송 기준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았다.

개정 의료법이 비대면진료의 구체적인 허용 범위와 환자안전 기준 상당 부분을 하위법령에 위임한 만큼, 기관별 업무분장에 그치지 않고 처방부터 의약품 인도, 대면진료 전환까지 연결된 안전관리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필요한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1월 2일까지 의견을 받기로 했다.

기관별 역할·과태료는 구체화…‘약 배송’ 규정은 없어

시행령안은 오는 12월 24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에 따라 비대면진료 관련 행정·감독 업무를 수행할 기관의 역할을 구체화했다.

심평원은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제출하는 비대면진료 비급여 내역을 접수하고 조사·분석하는 업무를 맡는다. 관련 통계를 생산하고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건보공단은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을 구축·운영한다. 매 반기 종료 후 30일 이내에 시스템 운영 실적을 복지부에 보고해야 한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비대면진료 중개업자의 신고를 접수하고 중개매체의 인증 신청과 평가·조사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 기관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건강정보와 주민등록번호·외국인등록번호 등 민감정보와 고유식별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자료 제출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적용할 과태료도 구체화했다. 비급여진료 내역이나 시스템 구축·운영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위반 횟수에 따라 60만원·100만원·150만원, 거짓 자료를 제출하면 100만원·150만원·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반면 시행령에는 ‘약 배송’이나 ‘의약품 인도’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 이번 시행령의 위임 범위가 기관별 업무와 시스템 구축 등에 집중된 데 따른 것이지만, 본사업을 실제로 작동시킬 하위법령 전체를 놓고 보면 핵심 운영기준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셈이다.

환자가 약 배송을 요청하면 약국이 반드시 수락해야 하는지, 배송비는 누가 부담하는지, 어떤 의약품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의약품의 포장과 온도·습도 관리, 환자 본인 또는 대리수령자 확인, 배송 완료 확인과 비대면 복약지도, 분실·오배송·변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누가 질지도 별도의 시행규칙과 고시, 표준지침을 통해 정해야 한다.

개정 의료법상 약국 밖에서 의약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등록장애인, 제1·2급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 5개 환자군으로 제한된다. 이들 환자도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지역 안에 개설된 약국에서만 의약품을 조제·인도받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지역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향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약 배송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법에서 허용한 5개 환자군에 적용할 기본적인 배송 절차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대 시점과 방식, 안전성 평가기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학계 “약 배송, 처방·대면전환과 함께 설계해야”

학계에서도 약 배송의 대상과 지역 범위를 정하는 것만으로는 환자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계도 약 배송의 대상과 지역 범위만 정해서는 환자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경영 동국대학교 전법특임교수와 김재선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최근 대한의료법학회 학술지 ‘의료법학’에 게재한 논문 ‘비대면진료 하위법령의 주요 쟁점과 개선방향’에서 의약품 인도 기준을 처방 단계의 위험통제가 전달 단계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안전장치로 규정했다.

이 논문은 이번 시행령안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8월 초를 기준으로 작성돼 현재 입법예고안을 직접 평가한 연구는 아니다. 다만 연구진이 본사업 시행에 앞서 하위법령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한 약 배송 안전기준 상당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약국 밖에서 의약품을 전달할 경우 본인확인과 수령 확인, 수령기록, 대리수령 허용 범위, 보관 안전성, 의약품 사고 추적관리 기준을 하위법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약사법상 복약지도가 약국 밖 인도 과정에서도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배송·수령 절차와 연계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단순히 약 배송 대상과 지역 범위를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가 의약품을 받았는지, 배송 과정에서 적정 보관조건이 유지됐는지, 오배송이나 변질이 발생하면 어떻게 추적하고 책임을 규명할지까지 제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연구진은 약 배송을 처방이나 대면진료 전환과 분리해서 설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처방 단계에서는 오남용 가능성과 부작용의 중대성, 대면진찰·검사 및 복용 후 관리의 필요성을 평가하고, 비대면진료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환자에게 대면진료 필요성을 알린 뒤 전환 사유를 기록하고 의료기관으로 연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처방 제한·의약품 인도·대면전환은 서로 독립된 절차가 아니라 비대면진료의 위험을 단계적으로 통제하는 하나의 체계”라며 세 기준이 상호 연계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진료 본사업 시행까지 석 달도 남지 않았다. 정부가 기관별 업무와 과태료를 정하는 행정체계 구축을 넘어, 처방부터 약 배송과 복약지도, 사고 추적, 대면진료 전환까지 이어지는 환자안전 기준을 언제 공개할지가 본사업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비대면진료 # 하위법령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건강보험공단 # 약배송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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