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8.30 09:02최종 업데이트 21.09.0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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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때까지…첨단재생의료 기업에 아낌없이 경험과 노하우 전달"

[바이오 CEO 인터뷰]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 "아토피, 백혈병, 췌장염 등 세계적인 세포치료제 회사로 도약"

SCM생명과학 이병건 대표(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장)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은 재생의료 분야가 우리나라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지난해 8월 첨단재생의료·바이오의약품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희귀·난치질환 극복은 물론 각종 유전자치료제와 면역세포치료제의 제품화·상업화로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산업화에 한발 다가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태다.

첨단재생의료와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인체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 등으로 규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대만 등은 별도의 법을 마련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별도로 규정하고 관리하는 법 체계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해외 원정을 통해 줄기세포 치료를 받는 희귀난치환자가 해마다 증가했고 이에 따른 사망, 부작용 사고가 이어지면서 안전관리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관리체계 내에서 연구개발, 치료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2016년 관련 법안이 잇따라 국회에 제출됐고, 마침내 지난해 법안이 통과되기에 이르렀다.  

첨단재생의료·바이오의약품법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는 어떤 기대감이 있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장인 SCM생명과학 이병건 대표를 만나 첨단재생의료 분야와 회사가 개발 중인 치료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 신속한 허가와 보험 급여 등재 협의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CARM) 회장을 맡고 있다. 협의회를 통해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는 국내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회사들의 모임으로 70여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재생의료 분야는 기존의 의약품과는 제조, 임상, 허가 등의 기준이 다르기 마련이다. 대부분 신속한 허가와 함께 약가가 고가로 책정되기 때문에 허가기관이나 정부와 협의할 내용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국민 건강보험이라는 상황이 맞물려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업체 모임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도 유사한 움직임이 많은데 미국 ARM, 일본 FIRM, 캐나다 CCRM, 호주 ARMI 등이 있다. 이들과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현재 국내 첨단재생의료는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가.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첫째, 둘째, 셋째 허가 제품이 한국 제품이다. 성체 줄기세포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면역세포 치료제 분야도 우수한 인력과 임상 인프라를 이용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첨단재생의료 기업들이 만든 제품이 신속하게 환자들, 특히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으려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나.

기존의 치료제로는 치료가 어려운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에게는 세포치료제의 안전성만 확보되면 선제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이미 2014년에 재생의료법을 시행해 환자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1상 후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있다. 첨단재생의료법에도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임상 2상 조건부 승인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첨단재생의료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3대 미래 성장동력은 시스템 반도체, 미래자동차, 바이오헬스 산업이다.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가능하지만, 바이오헬스 산업은 워낙 격차가 심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경쟁사들과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은 재생의료 분야가 우리나라가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 앞으로 국가적인 차원으로 끊임없이 재생의료에 관심을 갖고 이를 육성할 수 있어야 한다. 
 
SCM생명과학은 층분리배양법을 이용해 아토피피부염,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급성 췌장염 등 면역계 대상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SCM 생명과학, 세계적인 세포치료제를 만드는 회사로 도약 

-SCM생명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보겠다. 주력제품 중 하나인 아토피 치료제의 임상 2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 시장에서 사노피의 ‘듀피젠트’에 대한 관심이 워낙 많은데, 이미 유력 제품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임상 3상과 제품 출시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SCM생명과학은 층분리배양법을 이용해 아토피피부염,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급성 췌장염 등 면역계 대상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층분리배양법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고순도 중간엽 줄기세포 분리 기술이다.

아토피 치료제는 임상 2상에서 전체 72명을 대상으로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35명에 대해 투여가 완료됐다. 연내 환자모집을 완료하고 2022년 전반기에 임상 2상 결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한독을 통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아시아에서는 듀오파마를 통해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독과 듀오파마가 SCM생명과학에 투자하기도 했다.   

경쟁제품인 ‘듀피젠트’는 2주 간격으로 피하주사를 통해 치료한다. SCM생명과학의 제품은 2주 간격으로 3번의 정맥주사 후 최소 6개월~1년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기 유효성 효과를 증명해나가고 있는데, 임상 1상에서 19명 중 12명이 6개월까지 효과를 보였고 심지어 3~4년 지속 중인 환자도 있다. 환자들이 주사를 자주 맞아야 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의사들도 마찬가지의 평가를 하고 있다. 국내 시장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면 오히려 경쟁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를위해 미국에서 임상 2상을 계획하고 있다.

아토피 치료제는 2025년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아토피 시장은 약 10조원이며, 환자수는 1억3000명에 달한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등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 진행이나 다른 치료제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한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백혈병 환자들에게 조혈모세포 이식 후 발생하는 면역 거부 반응을 치료할 때 스테로이드가 잘 듣지 않는다면 적절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스테로이드 가격으로 약 6000억원에 이르는 시장을 차지하고 있으나 새로운 치료제 가격으로는 약 3조원의 시장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전체 74명 대상 목표 중 56명에 대해 투여가 완료됐으며 연내 환자모집을 완료할 예정이다.

희귀질환 치료제라 임상 2상이 끝나면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해 2023년에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임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식품의약국(FDA)에 재생의료 신속심사 제도(RMAT: Regenerative Medicine Advanced Therapy)를 신청, 진행하려고 한다.

경쟁 제품인 얀센 ‘임부르비카’, 일본 JCR파마 ‘템셀’ 등은 1년 치료비용이 약 1억 5000만원에 이른다. SCM생명과학의 제품은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해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다. 

급성 췌장염치료제는 임상1/2a상을 진행 중이다. 36명 목표 중 28명에게 투여한 상태이며 연내 환자모집을 완료할 계획이다. 글로벌 급성 췌장염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에 달할 수 있는데, 아직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기대감을 갖고 있다.  

척수 소뇌성실조증 치료제는 대만에서 라이센스인을 한 품목으로 대만과 일본에서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임상 2상 IND 보완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소뇌가 점점 줄어들어 운동을 하지 못하는 희귀 질환으로, 국내에 약 4000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파이프라인 보강을 목적으로 지난 7월에는 미국 바이오벤처 앨리얼바이오테크놀러지&파마슈티컬스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췌장 베타세포를 이용한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치료제의 라이센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근육계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비타 테라퓨틱스에는 지분 투자를 해서 향후 공동개발을 진행하고자 한다.

-앞으로 SCM생명과학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큰 줄기에서 어떤 질환을 타겟으로 하는가. 

줄기세포의 미래개발 방향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파킨슨병, 치매 등 뇌신경계질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질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항노화 분야로도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바이오회사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제품을 도입하면서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고 있다. 

-아무래도 재생의료 분야에서는 고가의 비용이 관건인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따로 있나.

미국 PBS바이오텍으로 부터 3차원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다. 거의 모든 줄기세포 배양은 2차원으로 진행되는데 3차원 배양기를 이용하면 10배 정도의 수율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훨씬 더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제조원가도 낮추게 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인수한 코이뮨은 어떤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나. 앞으로 해외 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제넥신과 공동으로 인수한(SCM 51, 제넥신 49) 코이뮨은 암환자의 종양 mRNA 정보를 탑재한 수지상 세포를 이용해 전이성 신장암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코이뮨을 통해 인수한 이탈리아 포뮬라는 건강한 사람의 혈액을 이용한 차세대 동종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급성 백혈병에 대해 임상 1/2a 상을 마쳤으며 비호지킨스 림프종과 만성 백혈병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려고 한다. 코이뮨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내 cGMP 생산시설은 세포치료제 해외 시장 진출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코이뮨은 2023년에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혹시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포부가 있다면.  

국내에서 개발한 바이오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판매되는 것을 보고 싶다. 지금까지 쌓아온 많은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국내 바이오벤처들에게 전달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CARM) 회장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석사, 미국 라이스대 대학원 화학공학·생명공학 박사 
전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전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제7대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이사장 

#바이오 # CEO 인터뷰 # 헬스케어 # CEO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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