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5.17 06:43최종 업데이트 22.05.1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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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패닉' 빠진 북한…한국 검사 1억7200만건, 북한은 6만건 불과

검사 못해 체온계로 발열자 수만 확인해 공식 발열자 82만여명…백신 수입도 전혀 없어 정부 지원 고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상황에서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역랑이 새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백신과 치료제 등을 적절히 교환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일명 '빅 트레이드(Big trade)'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 공식 발열자 82만, 숨은 대규모 환자 사실상 감당 어려워

CNN은 15일(현지시간)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북한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로 42명이 사망했고 발열자는 82만62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바이러스 전파 경로와 관련해서 중국과 무역을 차단할 정도로 엄격하게 고립된 노선을 걸어왔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어떻게 코로나19가 진행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CNN은 "북한의 취약한 공중 보건 체계와 백신 미접종 상태를 고려했을 때 북한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은 재앙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붕괴한 의료체계와 검사 장비 부족으로 북한에서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의 대규모 환자를 사실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NN은 "북한은 어떤 코로나19 백신도 수입하지 않았다. 취약한 의료 환경 속에서 대부분의 북한 주민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서 전염병 발병이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코백스 백신(아스트라제네카, 시노백 백신)을 수입할 수 있었지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정치국은 국민들의 전염병 방지 분야에 대해 "부주의, 느슨함, 무책임, 무능"이라고 비판하면서 이웃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코로나19 사례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사진=CNN

영국 BBC도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1억7200만건에 달하지만 북한의 검사 건수가 6만4000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비교했다. 특히 2011년 탈북한 외과의사 등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북한의 의료 현실을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BBC는 "얼마나 많은 북한 주민이 죽었을지 걱정된다. 낙후된 의료체계로 인해 심지어 병원에 녹슨 주삿바늘이 있고 거즈는 빨갛다. 거즈를 삶아서 재활용하는데 핏물이 빠지지 않은 상태로 재사용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4월 말부터 5월 14일까지 집계한 누적 코로나19 발열자 수는 82만620여 명이다. 이 중 49만6030여 명이 완쾌되었고 32만4550여 명이 치료중이며 누적 사망자 수는 42명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확진자가 아닌 유열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검사 장비가 부족해 체온계를 통해 열이 있는 사람만 집계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코로나 확진자가 숨어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료계 "북한 인도적 의료 지원 적극 펼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침도 강조했다. 정치적 군사적 대치 상황과 별개로 의료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서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북한의 빅 트레이드(Big trade)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시해왔다. 백신과 치료제 등을 적절히 교환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취지다. 

연세대 안동일 보건대학원  교수(전 세계보건기구(WHO) 남태평양 사무소 대표)는 지난 1월 '글로벌통일컨퍼런스'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노백신 정책을 펼치고 있는 북한 상황에서 코로나 치료제는 꾸준히 많은 수의 시민들이 맞아야 하는 백신 보다 적합한 방역 수단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도 현재 방역만으론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더욱이 치료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치료제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안 교수는 "북한과의 빅트레이드 과정에서 핵심 플레이어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미국 제약회사가 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현재 정치적 탈출구로 북한 카드를 내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각 시나리오 마다 키 플레이어 등과 함께 어떻게 움직이면서 전략을 세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한 북한의 비핵화 도출 시나리오. 사진=안동일 교수 발표자료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과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은 남북관계의 정치, 군사적 고려 없이 언제든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에 노출된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통일부는 이날 “오전 11시 코로나 방역 협력과 관련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우리 측 권영세 통일부장관 명의의 대북통지문을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 부장에게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북측이 아직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협은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복잡한 국제관계에 우선하여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요인이며,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전일 통일부가 밝힌 신속한 대응과 실질적인 도움에 대한 입장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코로나19는 이미 전 세계적 보건의료 위기요인으로 국제적 공조가 필히 요구된다. 의협은 인간생명의 존엄과 건강한 삶의 가치를 존중하는 전문인이라는 본연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정부와 발을 맞춰 북한의 방역 상황에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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