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8.18 06:57최종 업데이트 20.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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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준비 한창인 젊은의사·예비의사 "의사수 늘린다고 지역의료·필수의료 문제 해결 안되는데, 의사 이야기에 귀 막은 정부"

1만6000여명 전공의들 21일부터 단체행동 돌입하면 병원 진료공백 불가피...의대생들 국시거부하면 내년 인턴 수급 차질

7일 진행된 젊은의사 단체행동 

'젊은의사' 전공의들과 '예비의사' 의대생들이 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등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17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오는 21일부터 3차 젊은의사 무기한 단체행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21일은 전국의 인턴과 4년차 전공의들이 우선적으로 업무 중단에 돌입하고 22일부터는 3년차 전공의들이 업무중단을 시작한다. 23일부터는 나머지 1,2년차가 다시 업무중단에 나서 전공의 전원이 단체행동을 이어간다. 대전협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병원 사직서 제출과 전문의 시험 거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이 파업을 시작하면 전국 병원들이 1만 6000여명의 전공의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응급의료, 필수의료, 수술 등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본4 학생들의 단체 의사 국가시험 거부에 대한 투표에서 90%에 가까운 찬성률을 기록해 단체로 국시를 취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9월부터 시작되는 실기시험을 거부하거나 동맹휴학 역시 압도적인 찬성률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들 역시 전공의들과 파업의 커다란 중심축으로, 정상적인 의대 학사 일정을 지연시켜 내년부터 인턴 인력 수급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 “의사수 증원으로 지역의료와 기피과 문제 해결 안돼"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에게 좋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사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단순히 대한의사협회 지도부의 정치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사의 목소리에 귀를 막은 채 위험한 의료정책을 마구잡이로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이미 지난 8월 7일과 14일 두 번에 걸쳐 수만 명의 젊은 의사들이 진료실을 나와 광장에서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거대한 정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라며 “국민 건강과 환자 생명을 담보로 한 정부의 정치 논리와 숫자 놀이 앞에 저희 또한 무기력하고 두려움을 느끼지만, 하지만 더 이상은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 의사수 증원으로 지역의료와 기피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인구 1000명당 의사수가 전 세계 최고인 쿠바와 그리스를 보면 숫자를 늘리는 것이 해답이 아니다”라며 “매년 수천 명의 의사가 공중보건의사로 3년간 의무복무하는 전 세계 유례없는 제도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지역 의료의 가장 큰 문제는 숫자로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부인과 전문의가 매년 백 명 넘게 늘어나는데도 매년 수십 개의 분만실이 적자를 못 이겨 문을 닫는다. 그런데도 산부인과 의사 수가 문제라고 이야기한다"라며 "분만실에 지원할 돈은 없지만, 생리통 완화 목적의 한방첩약에 돈을 쏟아 붓겠다고 한다면 이것은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이성과 비이성의 싸움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Do no harm,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원칙을 수도 없이 되뇌며 긴 시간을 버텨왔다. 무엇보다 365일 24시간 지켜온 대한민국 의료 현장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처절하게 알고 있는 젊은 의사들“이라며 “정부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가 이뤄지는 순간, 젊은 의사들은 온 힘을 모아 효율적이고 안전한 대한민국 의료를 만들기 위해 힘껏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대생들, 당정 의대정원 증원 등 강행한다면 국시 거부에 실기시험 거부, 동맹휴학까지  

의대·의전원 본4학생들은 단체로 국시 거부에 압도적인 찬성을 한 데 이어 실기 시험 거부와 동맹 휴학을 논의하고 있다. 

16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가 조사한 3060명 40개 의대·의전원 본4 학생들의 국시 거부 설문조사 결과, 전체 설문 응답자 2784명 중 국시 거부 찬성률은 88.9%(2475명)로 나타났다. 의대협은 설문조사를 마무리한 다음 단체로 국시 취소 요청을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의대협이 실시하고 있는 학생들의 동맹휴학 설문은 전체 대상자 1만8747명 중 82.26%(1만5421명)이 응답한 가운데, 이 중 91.28%(1만4076명)이 찬성했다. 

의대생들이 국시까지 연장하면서 투쟁하는 이유는 의사가 일년 늦게 되는 것보다 올바른 의료정책이 먼저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학교별로 국시 거부와 동맹 휴학 찬성률, 수업 및 실습 거부 현황 등을 공개하면서 참여가 저조한 의대 학생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   

일부의대생들은 국시 거부를 망설이는 다른 의대생들에게 “의사 면허를 늦게 받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의대생들이 정부 정책에 대응하는 것이다. 여당과 정부가 의사를 값싼 노동력으로 생각하고 한꺼번에 의사를 배출해 내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고 설득하고 있다. 

의대협 측은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함께 젊은 의사들과 예비 의료인들이 주도하는 단체행동의 양 날개가 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전공의 파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에라도 더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코로나19의 재유행의 위험이 어느 때보다 가시화되고 있다. (의료계가)감염병 위험에 대한 심각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의사들의 집단적인 행동이 국가적으로, 그리고 국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어떤지 잘 이해하고 계시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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