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16 04:49최종 업데이트 26.10.16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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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회 “응급의료법, 응급실 의사 책임 줄여”…현장선 “배후진료 없으면 응급실만 부담”

학회 이사진 “의사 개인 책임, 지역체계가 나누기 위한 법” 설명…현장 “최종 치료 대책은?” 복지부 “단순 해결 어려워”

15일 열린 2026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응급의료체계, 정책: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과 지역응급의료체계 구축’ 세션이 진행됐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응급의학회 집행부가 응급의료법 개정, 일명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에 대해 의사 개인에게 집중된 책임을 지역 이송체계 안에서 나누고, 의료진의 법적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법 개정 대응 과정에서는 긴급 이사회와 내부 표결을 거쳐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수술·입원 등 배후진료와 병원 간 전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환자를 수용한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부담이 다시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형사책임 완화 역시 중과실 관련 단서가 남아 있는 만큼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6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 ‘응급의료체계, 정책: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과 지역응급의료체계 구축’ 세션에서는 학회 집행부의 개정 취지 설명과 현장 의료진의 질의가 이어졌다.

“왜 응급실 의사 개인이 모든 것을 파악하고 책임져야 하나”

대한응급의학회 송경준 기획이사(보라매병원)는 먼저 학회 이사들 사이에도 의견 차이가 있다며, 자신이 이해하는 학회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송 이사는 일명 '응급실 뺑뺑이' 사건과 관련해 응급환자 수용 확인 전화를 받고 수용 불가라고 답한 의료진에게 벌금형이 내려지거나 수사·송치가 이뤄진 사례를 들었다. 병원과 지역의 자원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가 의료진 개인의 책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학회가 우려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책임을 병원이, 지역이, 시스템이 지지 않고 왜 응급실에서 환자를 열심히 보고 있는 선생님이 모든 걸 파악해서 대답하고 책임져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역사회가 합의한 이송지침에 따라 병원을 선정하고, 구성원들이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이사는 “환자를 병원이 또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가 선택하는 구조가 아니라 지역 이송 시스템이 환자를 적절히 배분해 주는 구조”로 가야 한다며 이를 학회 입장으로 설명했다.

구급대원은 지침에 따라 병원을 선정하고, 응급실 의사는 이송된 환자를 수용해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가능한 진료를 수행하도록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송 이사는 "무조건적인 수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수용능력 확인과 수용 곤란 사유 등에 관한 세부 기준을 하위법령에 담아야 한다"라며 "이 과정에 학회가 참여해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법적 책임 완화 조항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 감면·면제 관련 규정이 재량적 표현에서 필요적 표현으로 강화된 것은 과거 현장 경험을 토대로 정부·국회와 논의해 마련한 변화라는 설명이다.

송 이사는 “면책을 이렇게 규정하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학회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 부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회원들에게 충분히 전달 못한 부분 있어…내부 표결 거쳤다”

대한응급의학회 문성우 정책이사(고대안산병원)는 법 개정에 대한 학회의 대응 경위를 설명하며, "개정 내용과 논의 과정이 회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최근 이사장이 일방적으로 법안에 찬성했다는 내부 논란과 맞닿는 대목이다.

다만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긴급 이사회도 하고, 표결까지도 내부적으로 거치고 하면서 입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문 이사는 "초기 안에 대해 학회가 제기한 문제와 의견이 이후 개정안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역 이송체계 구축과 지방정부의 역할이 법률에 규정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수용능력 확인은 지역 이송체계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도록 하고, 상황실의 수용병원 지정은 중증환자의 병원 선정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응하는 장치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의 기본 방향에 동의하더라도 현장의 혼란을 해소할 장치가 필요하다며 하위법령과 지역 이송지침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 받아도 최종 치료가 안 되면”…배후진료·전원 대책 요구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환자를 응급실에 수용한 이후의 치료체계가 충분히 마련돼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학회 참석자 A씨는 "최종 치료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해당 진료과 의사라며,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아도 후속 치료가 불가능하면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원 간 전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송체계를 바꿔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상황실이 최종 치료를 담당할 의사와 직접 연결하지 못하고 응급실로 다시 연락하는 구조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대책을 물었다.

또 다른 참석자 B씨도 "환자를 수용한 뒤 배후진료과가 진료 불가를 밝히면 어떻게 되나"라고 물었다. 이송 결정과 지침 마련만큼 실제 치료를 맡을 진료과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참석자는 "응급의학과 의사들만 부담을 뒤집어쓴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며, 지역 이송지침을 만들 때 배후진료과와 환자 수용 범위를 협의하고 있는지 물었다.

학회가 강조한 법적 보호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참석자 C씨는 "형사책임 면책에 중과실이 없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며 “형사책임 면책에 너무 좋아할 일이 아니다”라며 "하위법령은 상위법을 거스를 수 없는 만큼 법 자체의 개정이 필요한 문제인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의 성과 역시 미수용 건수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환자 발생부터 첫 병원 수용과 전원, 치료를 거쳐 귀가할 때까지 전 과정의 데이터를 연결해 질 지표를 관리해야 실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복지부 “지침 마련으로 끝 아냐…지역 간 연계·정보 공유 보완할 것”

보건복지부 송영진 응급의료과장은 지역 이송지침 개정이 일차적으로 완료됐지만, 지침 마련만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침이 현장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이송이 막히거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복지부와 소방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 시행에 필요한 현장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시행규칙에 반영하고, 필요하면 별도 지침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 시도 안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환자를 위해 지역 간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광주·전남의 역할 분담, 제주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의 다른 지역 이송,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세종과 인접 지역의 협력 등을 예로 들며 시도 경계를 넘는 의료자원 활용에 관심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정보 공유 체계의 한계도 인정했다. 송 과장은 "지역 현황을 분석하고 환자 발생에 대응하려면 기존 정보체계를 고도화하고 소방 시스템과 연계해야 한다"며, "지역에서 추진하는 플랫폼과 AI 활용을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간에 완성하기 어려운 과제인 만큼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배후진료와 병원 간 전원 문제의 구체적인 해법을 묻는 질문에는 "배후진료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단순하게 해결하기 어렵다"며 "다양한 지원 등을 통해 계속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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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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