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13 04:10최종 업데이트 26.08.13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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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방해 최대 징역 5년…김진주 교수 "수사부터 제대로 해야"

응급의료방해 가중 시 징역 1~4년·특별조정 최대 5년…“초동수사 부실하면 강화된 양형기준 무용지물” 지적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폭행하거나 진료를 방해하는 범죄에 대한 별도의 양형기준이 처음 마련됐다. 응급의료 방해의 경우 법정최고형인 징역 5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응급의료기관 내 폭행 피해 당사자로 관련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김진주법’ 입법의 계기가 됐던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김진주 교수는 별도 양형기준 마련을 환영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선 경찰의 철저한 초동수사와 정확한 법 적용이 이뤄져야 제도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0일 제147차 전체회의를 열고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범죄 양형기준 설정안’을 심의했다. 양형위는 응급의료의 긴급성과 공공성, 응급의료종사자 보호 필요성을 고려해 폭력∙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 범죄군의 양형기준과 판결 사례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단순 폭행은 기본 징역 4개월~1년6개월, 가중 시 1년~2년6개월이 권고된다. 폭행으로 중상해가 발생하면 기본 2~4년, 가중 3~7년, 사망에 이르면 기본 3~6년, 가중 5~10년까지 권고형량이 올라간다.
 
응급의료 방해 정도가 중하거나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불특정 또는 다수의 응급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등은 특별가중인자로 반영된다.
 
반대로 ‘참작할 만한 범행동기’나 응급의료방해 정도가 경미한 경우 등은 특별감경인자로 분류됐다. 피해 의료진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피해 보상이 충분히 이뤄진 경우도 형량을 낮추는 데 중요한 요소로 반영된다. 양형위는 응급의료방해가 의료진 개인뿐 아니라 응급의료체계라는 사회적 가치도 침해하는 범죄이지만, 피해 의료진의 의사와 피해 회복 정도 역시 양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의료 방해 첫 양형기준 마련…처벌불원·피해회복은 감경요소
 
김진주 교수는 이번 양형기준 마련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폭력은 의료인 개인에 대한 단순 폭행이 아니라, 그 순간 치료받고 있는 응급환자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하는 행위”라며 “별도의 양형기준이 마련된 것은 환영할 일이며, 개정된 응급의료법이 실제 사법절차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하는 중요한 다음 단계”라고 했다.
 
다만 엄격한 양형기준만으로 응급의료 현장의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범죄가 발생한 단계에서 응급의료법이 정확히 적용되지 않으면 강화된 양형기준을 적용할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아무리 엄격한 양형기준을 마련하더라도 철저한 수사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법 적용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그 기준을 적용할 기회조차 없다”며 “내 사건 역시 피해 사실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사건 발생 단 3일 만에 단순폭행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이후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오히려 피해자인 내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사권 조정 이후 일선 경찰의 초동수사와 법 적용 판단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응급의료 현장의 폭력은 발생 장소와 상황, 의료진이 수행하던 업무, 환자 진료와 응급의료체계에 미친 영향까지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경 사유 제한적 적용해야…응급의료진 보호=국민 응급의료 받을 권리 보호
 
양형기준상 특별감경인자로 포함된 ‘참작할 만한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환자가 위중해 걱정돼 흥분했다거나 치료 결과나 대기시간에 불만이 있었다거나,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는 것은 응급의료 현장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지 의료진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감경할 일반적인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런 사정까지 폭넓게 감경사유로 인정한다면 응급의료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양형기준을 마련한 취지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폭력을 엄격하게 처벌해야 하는 이유 역시 의료인 개인의 보호가 아니라 응급환자의 안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응급의료종사자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의료인을 헌법 위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폭력으로 의료진의 진료가 중단되는 순간 가장 큰 위험에 놓이는 사람은 그 의료진에게 치료받고 있는 응급환자”라고 했다.
 
이어 “결국 의료진에 대한 폭력을 엄격하게 다루는 것은 응급환자의 생명과 안전, 국민이 정상적인 응급의료를 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급의료 # 응급실 # 폭행 # 대법원 # 김진주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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