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수출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44개사 중 33개사(70.0%)의 수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DMO, 보툴리눔 톡신 등 글로벌 시장을 기반으로 한 기업에서 수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4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44개사 가운데 2025년 3분기 내수·수출 실적을 공개한 27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매출액은 4조337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4798억원) 대비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수출액은 2조55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59억원) 대비 1.0% 줄었지만,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6.3%에서 47.9%로 1.6%p 확대됐다. 총내수액은 2조281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037억원) 대비 5.1% 감소했다.
나머지 17개사는 2025년 3분기 누적 실적을 공개했다. 이들 기업의 누적 기준 총매출액은 5조9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으며, 해외 매출은 1조3090억원으로 38.2%, 국내 매출은 4조6352억원으로 8.4% 늘었다.
누적 실적을 공개한 기업의 매출을 단순 비교하기 위해 누적 수치를 3분의 1로 환산해 44개사의 평균 해외 매출액을 산출한 결과, 평균은 5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평균을 상회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5개사였다.
수출 실적 1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유일하게 해외 매출 1조원을 넘긴 1조19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3%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미국 6263억원, 유럽 5546억원, 기타 국가 118억원 순이었다. 반면 한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9% 감소했다.
셀트리온은 6108억원으로 뒤를 이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40.5%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 매출은 19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로 크게 증가했다.
SK바이오팜의 누적 기준 해외 매출은 50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3% 급증했다. 미국 매출이 460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스위스(200억원), 일본(11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GC녹십자는 누적 기준 29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0%, 대웅제약은 590억원으로 21.0% 각각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33개사였으며, 이 가운데 국내 매출까지 함께 증가한 기업은 19개사로 집계됐다. GC녹십자, HK이노엔, 경보제약, 대웅제약, 동국제약, 동화제약, 메디톡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대로 수출과 내수 매출이 모두 감소한 기업도 일부 존재해 기업 간 실적 격차가 뚜렷해졌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은 SK바이오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메디톡스, 코오롱생명과학, 휴젤 등으로, 신약·CDMO·보툴리눔 톡신 중심 기업이 주를 이뤘다. 파마리서치는 해외 비중 37.1%로 휴젤 뒤를 이었다.
반면 GC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등 전통 제약사는 국내 매출 비중이 70~90%대로 높았다. 내수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팜젠사이언스로 99.8%에 달했다.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보호무역과 관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미국 매출을 공개한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미국 매출은 증가세가 나타났다. 공개 기업 수가 제한적이지만, 관세 정책 강화에도 많은 기업의 미국 매출가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미국(또는 미주) 매출을 공개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HK이노엔, SK바이오팜, 휴젤 등 5개사다. 이 중 HK이노엔을 제외한 모든 기업에서 미국 매출이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주 매출은 2025년 3분기 6262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0.7% 큰폭으로 늘었다. SK바이오팜 역시 미국 매출이 2357억원에서 460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95.4%)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미국 매출이 4009억원에서 5233억원으로 30.5% 늘었고, 휴젤의 미주 매출도 1255억원에서 1338억원으로 소폭(6.6%) 증가했다. 반면 HK이노엔은 27억5000만원에서 3억3000만원 수준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