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절반 이상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60%를 넘었지만, 28.4%는 적자 전환하거나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메디게이트뉴스가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2025년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125개사의 평균 매출은 개별 기준 628억원으로 전년 576억원 대비 약 9.2% 증가했다. 평균 영업이익은 45억원에서 72억원으로 58.6% 늘었다.
125개사 중 매출액이 성장한 기업은 68개사에 달하며, 영업이익 증가 기업은 57개사로 집계됐다. 이처럼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지만, 적자 전환 기업은 12개사, 적자 지속 기업은 36개사에 달해 이익 구조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평균 매출 628억원 이상 달성한 기업은? 삼성바이오·셀트리온·유한양행 등 25개사
125개사의 2025년 1분기 평균 매출액은 628억원이다. 전체 기업 중 평균 매출액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한 기업은 25개사에 그쳤다. 2024년 1분기 평균 매출액은 576억원으로, 27개사가 평균 매출액을 상회했다.
매출액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매출 1000억원 이상 달성한 기업은 19개사며, 1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70개사,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26개사,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6개사, 1억원 미만 4개사로 집계됐다.
먼저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기업을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HK이노엔 ▲광동제약 ▲보령 ▲JW중외제약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제일약품 ▲대원제약 ▲일동제약 등이 있다.
이 중 매출액이 가장 큰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9995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다음으로 셀트리온이 6340억원, 유한양행 4694억원, 종근당 3991억원, 대웅제약 316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큰 기업은 파마리서치로 55.6% 증가했다. 파마리서치를 포함해 매출액 증가율이 10% 이상인 기업은 총 7개사로 집계됐다. 0% 이상 10% 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5개사로,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보령, JW중외제약이다. 매출액이 감소한 기업은 7개사로 일동제약이 -11.1%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매출 증가액이 가장 큰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유일하게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인 3300억원 증가했다. 일동제약은 전년 대비 167억원 줄었다.
파마리서치의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의료기기 59.4%, 화장품 23.9%, 의약품 14.7%, 기타 2.0%로 이뤄져 있다. 모든 부문에서 매출 증가세가 이어졌으며, 특히 의료기기가 384억원에서 695억원으로 81.0%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다음으로 화장품이 177억원에서 279억원으로 57.5% 늘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내수 61.3%, 수출 39.7%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와 해외 매출 모두 증가했지만, 특히 수출이 260억원에서 453억원으로 74.4%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의 풀가동과 4공장의 안정적인 가동 확대 진행, 우호적 환율 효과 등을 토대로 호실적을 이어갔다.
회사는 이달 들어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이 가동을 시작했으며,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까지 늘어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에 3개 공장을 추가해 총 132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생산능력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이 1분기 가동을 시작했으며, 최근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미국의 바이오 진단 기업 C2N 다이그노스틱스(C2N Diagnostics)에 투자하는 등 유망 바이오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뉴저지, 보스턴에 이어 일본 도쿄에도 세일즈 오피스를 마련해 아시아 지역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등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의 매출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출은 전년 대비 23.28%로 증가했지만, 내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 유형·품목별로 살펴보면 제품군에서 활성비타민 아로나민류는 소폭 증가했지만, 항생제 '후루마린', 활성비타민 '엑세라민', 위궤양치료제 '라비에트', 혈압강하제 '투탑스', 동명경화용제 '리피스톱' 모두 역성장했다. 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폐섬유증치료제 '피레스파', 당뇨병용제 '몸비글라이즈', 소화성궤양치료제 '넥시움' 등 상품군은 모두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인 기업으로는 ▲동화약품 ▲안국약품 유나이티드 ▲삼진제약 ▲휴젤 ▲영진약품 등이 70개사다. 이 중 40개사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으며, 30개사는 하락했다.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기업은 유바이오로직스로 160.1%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파미셀이 146.3%, 바이오플러스 112.1%, SK바이오사이언스 62.6%, 아이큐어 55.3%, 한국비엔씨 51.5%씩 증가했다.
반면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기업은 고려제약으로 32.2% 줄었다. 다음으로 한국유니온제약 -23.7%, 삼아제약 -18.2%, JW신약 -17.4%, 신일제약 -15.5%, 경남제약 -12.5%, 제테마 -11.6%, 쎌바이오텍 -10.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바이오플러스는 필러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유전자 재조합 기반의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과 화장품 원료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매출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4년 기준 매출의 65.4%를 차지하는 필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3.6%로 크게 증가했다. 내수는 소폭 줄었지만, 수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필러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메디컬디바이스는 수출 실적이 역성장했지만, 내수 실적이 크게 성장해 전년 동기 대비 140.1% 증가했다.
코스메틱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2.2% 증가했다. 이는 판매 채널 다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증권 이준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중국 왕홍 채널을 통해 일부 매출이 인식됐으며, 올해는 글로벌 유통사와의 협업을 통해 판매 채널이 다변화될 예정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자회사로 편입된 코트리의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면서, 올해 화장품 부문에서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 유형별 실적을 살펴보면 CDMO 등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01.3%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음으로 상품 매출이 1029.3% 증가했으며, 자사의 제품은 19.8% 증가했다. 지역별 매출은 수출 부문이 2012.7%로 크게 증가했으며, 내수 역시 54.2%로 성장했다.
평균 영업이익 58.6% 성장했지만…적자전환 12개사, 적자지속 36개사
125개사의 평균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기업 중 평균 영업이익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23개사에 그쳤다. 2024년 1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45억원이며, 평균 이상을 상회한 기업은 29개사다.
2024년 1분기 대비 2025년 1분기 영업이익은 58.6%로 크게 성장했지만, 적자전환 기업은 12개사, 적자지속 기업은 36개사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한 기업은 ▲이연제약 ▲비보존제약 ▲한독 ▲CMG제약 ▲화일약품 ▲삼일제약 등이다.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기업은 CMG제약으로 974.2% 감소했다. 삼천당제약은 532.9% 감소했으며, 한올바이오파마 -464.9%, 비보존제약 -451.7%, 이연제약 -351.4%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된 기업 36개사 중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든 기업은 14개사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엔케이맥스, 파멥신, 일성아이에스, 에스씨엠생명과학, 바이오솔루션, 진원생명과학, 아이큐어, 올리패스, 신풍제약, 유틸렉스 등이 포함된다.
반면 22개사는 영업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하락한 기억은 삼성제약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8% 감소했다. 다음으로 비씨월드제약 -104.8%, 에이비엘바이오 -103.4% 순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흑자전환한 기업은 10개사로 ▲바이넥스 ▲코오롱생명과학 ▲알리코제약 ▲경동제약 ▲알피바이오 ▲메디톡스 등이 포함된다. 이 중 증가 폭이 가장 큰 기업은 알피바이오로 788.8% 증가했다. 다음으로 파미셀 517.9%, 메디톡스 464.2%, 경동제약 402.5%로 뒤를 이었다.
메디톡스의 실적은 개선됐지만, 이익률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 신민수 애널리스트는 "매출액 성장세는 좋았지만, ITC 항소, 국제 분쟁 등 전략 회의가 1분기에 몰리면서 법무 관련 비용이 119억원이 반영돼 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악재가 해소되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며 "공장 GMP 실사 보완, 해외 톡신 허가 획득, 일부 거래처 정리 등으로 2분기에도 매출액 고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흑자 전환은 케미칼사업부문의 성장세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케미컬 사업부문은 의약사업과 기능소재 사업으로 나뉘는데, 의약산업 매출은 2024년 1분기 148억원에서 2025년 1분기 181억원으로 22.9% 성장했다. 기능소재 사업은 수출 부문에서 소폭 매출 감소가 발생했으나 총 매출은 230억원에서 260억원으로 13.1% 증가했다.
다음으로 지난해 이어 흑자가 이어진 기업은 67개사로 나타났으며, 동아에스티가 853.8%로 증가율이 가장 컸다. 동아에스티는 자큐보, 타나민 등 도입 상
품이 늘어나며 원가율이 상승했으나, 판관비와 연구개발비의 증가 폭을 최소화해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했다.
흑자는 지속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34개사로 ▲경보제약 ▲광동제약 ▲티디에스팜 ▲경남제약 ▲고려제약 등이 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