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7.09 12:12최종 업데이트 25.07.0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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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 연구원, 차세대 정밀 의료 AI '엑사원 패스 2.0' 공개…암 진단·항암제 개발에 활용

유전자 변이 검사 시간 2주에서 1분 이내 단축, 예측 정확도 78.4%로 세계 최고 수준

사진=LG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LG AI연구원이 9일 병리 이미지 기반의 정밀 의료 AI '엑사원 패스(EXAONE Path) 2.0'을 공개하며, AI를 활용한 암 조기 진단과 개인 맞춤 치료 기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8월 1.0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종양학 학술행사인 ASCO 2025에서 1.5 모델을 공개했다.

기존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 분석 한계 극복한 '엑사원 패스 2.0'…1분 만에 유전자 예측

이번에 선보인 2.0 버전은 1.0 모델 대비 고품질 데이터를 학습해 병리 조직 이미지를 기반으로 유전자 변이와 발현 형태, 세포와 조직의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암 등 질병의 조기 진단, 예후 예측, 신약 개발, 개인 맞춤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엑사원 패스 2.0은 병리 조직 이미지와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유전 정보를 담은 DNA와 RNA 등 멀티오믹스(Multiomics) 정보를 학습했다.
 
사진=LG

병리 조직 이미지는 환자의 조직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병리 진단 과정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디지털 방식의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hole Slide Image, WSI)다. WSI는 방대한 양의 세포와 조직 구조 정보를 담고 있는 기가바이트(GB) 단위의 대용량 이미지이다. 일반적으로 이를 분석하기 위해 큰 이미지를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누는 패치(Patch) 단위 분할 작업을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WSI 분석을 위해 이미지를 수천 개의 패치(Patch) 단위로 나눠 처리하지만, 이 과정에서 특정 세포나 조직의 특징에만 집중돼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특징 붕괴(Feature Collapse)'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엑사원 패스 2.0에 패치 단위부터 WSI까지 학습하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State of the Art, SOTA)인 78.4%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엑사원 패스 2.0은 WSI와 멀티오믹스 정보가 쌍을 이룬 1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해 값비싼 유전체 검사 없이도 이미지 분석만으로 유전자 활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박용민 AI 비즈니스팀 리더는 "엑사원 패스 2.0을 활용하면 기존 2주 이상의 유전자 검사 소요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해 암 환자의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의사와 제약사는 암 환자의 조직 표본 병리 이미지를 빠르게 분석해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표적 치료제를 식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폐암과 대장암 등 특정 질병 특화 모델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질병을 치료하는 표적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환자군을 조기에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엑사원 패스 2.0이 임상 시험 영역에서 환자의 치료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질병 예측에 활용하는 생체 지표인 바이오마커를 새롭게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개발 추진…단순 진단 도구 아닌 신약 개발 전 과정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

LG AI연구원은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Vanderbilt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황 교수는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문샷(Cancer Moonshot)의 위암 프로젝트를 이끄는 한국인 석학으로,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에서 인공지능과 분자 의학 융합 연구를 진행하는 분자 AI 이니셔티브(Molecular AI Initiative)를 창립했다.

이들은 기술을 개발한 후 이를 적용할 임상 현장을 찾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임상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AI 기술을 개발하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양측은 임상시험에 참여 중인 암 환자의 실제 조직 표본과 병리 조직 이미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 발생 근본 원인 식별 ▲질병 조기 진단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타깃 발굴 ▲환자 개인별 유전자 정보에 맞는 치료 전략 개발 ▲치료 효과 예측 기술을 고도화하는 멀티모달 AI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한다.

황 교수는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새로운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가 개발하는 AI 플랫폼은 단순한 진단 도구가 아니라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상시험 중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환자가 특정 치료에 반응할지 예측하고, 반응에 대한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다. 반응하지 않을 때 빠르게 치료 방법을 바꾸고 가장 치료 효과가 좋은 치료제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며 "기존 AI 헬스케어 기업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나중에 활용처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환자를 보고 있는 의료진과 직접 소통하면서 그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환자가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한 후에 그에 맞는 AI를 개발하고, 임상 현장에 직접 구현하고 배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임상시험에서 얻은 실제 환자 조직을 공간 멀티모달 기술로 분석하는 것이 AI 헬스케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LG AI연구원과 함께 실험실을 넘어 실제 환자 치료에 즉시 활용 가능한 AI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밴더빌트대 메디컬 센터 외과학 세스 카프(Seth Karp) 주임교수는 "우리는 치료제를 찾는 수준을 넘어 치료제를 언제 어떻게 환자에게 적용해야 하는지 찾는 시대에 와 있다"며 "LG AI연구원과 황태현 교수 연구팀의 연구가 전환점이 될 것이다. 실제로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는 것이 이번 협업의 가장 큰 의미"고 강조했다.
 
LG AI연구원과 황 교수 연구팀은 암 분야를 시작으로 향후 이식 거부와 면역학, 당뇨병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22일 'LG AI 토크콘서트 2025'에서 '엑사원 패스 2.0'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LG AI연구원은 미국 잭슨랩(The Jackson Laboratory, JAX)과 알츠하이머 인자 발굴·신약 개발하고 있다. 백민경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는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를 개발하는 등 질병에 맞서는 AI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과 신약 개발 AI 협업 논의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가 AI와 바이오를 고객의 삶을 변화시킬 미래 기술로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LG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AI와 바이오의 융합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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