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영상의학회가 지난 9월 12일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KCR 2026에서 환자자문단 ‘KSR-PAG’를 공식 출범시켰다고 28일 밝혔다.
정승은 회장(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2016년 유럽영상의학회(ESR) 학술대회인 ECR에 처음 참석해 ESR 환자자문단(ESR-PAG) 활동을 접한 것이 출범의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영상의학과가 특정 질환이 아닌 모든 환자를 다루는 만큼 특정 환자군을 대표로 세우기 어렵고, 환자단체 연합이 정치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소비자단체·미디어·환자 소통 전문가를 중심으로 먼저 자문단을 꾸렸다"고했다.
한송이 KSR-PAG 단장(한송이영상의학과의원 원장)은 "환자자문단을 학회가 환자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행 조직"이라고 규정했다.
자문단은 학술활동 지원, 콘텐츠 자문, 정책·연구 협력 등 세 영역에서 활동한다. KCR과 KSSR(대한영상의학회 춘계심포지엄)에서 환자 중심 세션을 기획하고, 환자용 안내문과 건강정보이해력(health literacy) 기반 자료를 검토한다. 검사 접근성·안전·권익 보호와 연구 가이드라인에는 환자 관점을 반영한다.
구성원은 소비자단체 대표, 언론·미디어, 법률·정책, 건강소통 전문가, 영상의학회 회원 등이다. 향후 환자 참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첫해에는 환자 중심 영상의학의 방향을 공식 선언하고,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쓴 설명 자료를 개발하며,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확립하는 데 집중한다.
출범에 앞서 2026년 8월 17일부터 9월 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에는 영상의학과 의사 143명과 방사선사 91명이 응답했다. 검사 전후 설명·안내에 쓰는 시간이 1건당 3분 미만이라는 응답은 의사 72.8%, 방사선사 73.7%였다. 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은 의사 38.7%, 방사선사 44.0%로, 충분하다는 응답(의사 21.9%, 방사선사 27.5%)보다 많았다.
소통 개선에 필요한 것으로 방사선사의 71.4%는 인력·시간·공간 확보를 꼽았다. 의사는 설명 행위에 대한 보상(수가) 마련(49.7%)과 처방 진료과와의 역할 분담 체계(48.3%)를 많이 선택했다. 윤이은 KSR-PAG 간사(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개인의 소통 능력보다 시스템 문제가 우선이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축사에 나선 마티아스 프로콥(Mathias Prokop) ESR 회장은 한국이 환자 소통을 넘어 언론과 소비자단체까지 참여시킨 점은 유럽도 배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스티브 에브던잭슨(Steve Ebdon-Jackson) ESR-PAG 위원장은 학회가 PAG를 진지하게 지원한다는 것을 예산과 시간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ESR-PAG가 만든 포스터의 한국어판을 함께 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AI 확산으로 환자의 설명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현장의 설명 시간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세종 대한방사선사협회 부회장(건양대 방사선학과 교수)은 "일반촬영은 5분 이내, CT도 거의 5분 단위로 검사가 잡혀 있어 설명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설명 시간 확보 방안을 공론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설문을 더 정교하게 설계하고 환자와 국민 대상 조사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