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허준석 교수(유전체R&D센터장)가 대한신경외과학회 ‘이헌재 학술상’을 수상했다고 22일 밝혔다.
허 교수는 지난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66차 대한신경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이헌재 학술상은 신경외과 분야에서 발표된 우수 논문을 심사해 수여하는 학술상이다. 허 교수는 초정밀 액체생검 기술 ‘MUTE-Seq’의 개발 성과와 연구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수상 논문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혈액 속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암 관련 유전자 변이를 정밀하게 검출하는 방법을 제시한 연구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고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액체생검은 혈액 등에 포함된 암 관련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검사 기술이다. 조직을 직접 채취하는 검사에 비해 반복 검사에 대한 환자 부담이 적다. 다만 초기 암이나 치료 후 암세포가 극히 적게 남은 경우에는 혈액 속 암 유래 DNA의 양이 매우 적어 정확한 검출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허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MUTE-Seq은 정상 DNA와 암 관련 변이 DNA를 구별하는 초정밀 유전자가위로 정상 DNA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다. 기존 검사에서 놓치기 쉬웠던 미량의 암 유전자 신호를 더 선명하게 찾아낼 수 있도록 했다. 암의 조기진단과 치료 후 몸속에 남은 미세한 암의 흔적 추적에 활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앞서 안암병원의 연구중심병원 육성과제 ‘이종 데이터 융합 초정밀 진단 플랫폼 구축’은 ‘2026년 보건의료 연구개발(R&D) 우수성과 30선’에 선정됐다. 이 과제에는 MUTE-Seq 기반 초정밀 암 진단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 성과가 포함돼 있다.
허 교수는 유전자가위 기반 정밀의료 기업 진씨커(GeneCker)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MUTE-Seq 기술을 활용한 다중암 선별검사 ‘온코딥스캔(OncoDeepScan)’은 상용화돼 안암병원을 비롯한 전국 대학병원과 병·의원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환자별 암 유전자 변이를 추적해 치료 반응과 재발 징후를 살피는 맞춤형 검사 ‘온코딥트레이스(OncoDeepTrace)’는 개발을 완료했으며, 인허가와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허 교수는 “이번 수상은 임상 현장에서 마주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온 연구진의 성과”라며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논문 발표에 그치지 않고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암병원의 임상·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암의 조기 발견부터 치료 반응 평가와 재발 모니터링까지, 환자 개개인에게 필요한 정밀의학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