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3.30 19:58최종 업데이트 26.03.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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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협 손연우 신임 회장 "27년 의대 모집인원 조정 요청할 것…의평원, 불인증 더 많이 줘야"

[인터뷰] "의대생 설문 결과 기반 국회, 정부와 정책 협상 예정…휴학은 최후의 카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손연우 신임 회장이 30일 메디게이트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5년 만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회장이 탄생했다. 고려대 의과대학 본과 2학년 손연우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손 회장은 절실한 심정으로 회장직에 도전했다. 의대협이 제대로 전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교육 당사자인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정부∙국회에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선거를 앞두고 사비를 들여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을 돌며 대의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들었다. 불과 한 달여 전 부회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던 손 회장은 이번에는 대의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30일 고대의대 인근에서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손 회장은 비대위원장 시절 진행한 전국 의대생 대상 설문 결과를 기반으로 “정부∙국회 등과의 정책 협상에 나서겠다”며 “휴학은 최후의 카드”라고 밝혔다.
 
또 “군 휴학 중인 24∙25학번은 복귀 시점이 27학번이 입학 시기와 겹쳐 교육 환경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에 2027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조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건국∙동국∙전북∙한림의대 등 4개 대학이 의평원으로부터 ‘불인증’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의평원이 더 많은 대학에 불인증 판정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Q. 5년 만에 탄생한 의대협 신임 회장이다. 당선 소감을 말해달라.
 
의대협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전국 의대생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책에 대한 협상을 요구하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에 전략기획위원회를 꾸려 어떤 내용을 정부와 국회 측에 제안할지 고민했다. 이 방법이 100%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래도 데이터 기반으로 합리적인 주장을 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단 선거를 앞두고 출마하려는 사람이 없단 것을 알게 됐다 24·25학번 협의체 대표이자 부회장으로 당선된 김동균 부후보가 회장 후보로 출마 의향이 있었지만 주요 아젠다가 24·25학번 문제라는 제한점이 있었다. 그래서 기존에 비대위원장으로서 준비한 계획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출마하게 됐다. 40개 대학 대의원들에게 최대한 연락을 드려 직접 만나려고 했고, 10~20개 학교 대의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들었다. 비대면으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직접 만나면서 각자의 애로사항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을 반영해 앞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Q. 전략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책에 대응할 계획인가.
 
회장단이 출범했기 때문에 전략기획위원회는 해체하고, 집행국 체제로 재편할 계획이다. 정책 관련 국서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홍보 자료를 제작하는 국서도 따로 만들려고 한다. 의정사태 당시 각 학교와 의대협에서 홍보 자료를 많이 만들었지만, 시점이 늦어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정부의 의사 악마화가 이미 시작된 이후에 자료가 나오면 국민들이 선입견을 가진 상태에서 볼 수밖에 없다. 물론 당장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관점으로 내용을 가공해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과정이 쌓여야 향후 큰 이슈가 발생했을 때 더 나은 환경에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의협에 따르면 4월 중 의학교육협의체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한다.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의협과 의학교육협의체 관련 논의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 의협 내부 사정이 복잡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는 회장이 된 만큼 의협과 다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별도로 교육부, 복지부, 국회 교육위·복지위 등과 각각 접촉해 의대협이 독자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의료계 단체들과 협업도 필요하지만, 의대협만의 고유한 의견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대화 구조나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증원 등에 따른 의학교육 질 저하 우려가 크다.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인가.
 
다음 주부터 부회장과 사무처장이 각 학교를 방문해 교육 질 저하에 대해 보다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할 예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24·25학번의 PK 실습 중복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본과 3·4학년 실습 환경까지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또 24·25학번 중 군휴학자가 27학번 입학 시점에 복귀하게 된다. 이 경우 24·25학번과 27학번이 중첩되면서 교육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한 데이터를 정리해 정부에 27학번 모집 인원 조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교육부가 운영하는 의대교육자문단, 의평원 등에 참여해 의학교육 질 기준을 최대한 엄격하게 관리하려 한다.
 
Q. 24∙25학번의 경우 특히 PK실습과 향후 전공의 지원 시 정원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인가.
 
부회장과 사무처장이 40개 의대를 직접 방문해 실태를 파악하는 것도 있지만, 별도로 ‘연통국’이라는 실무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각 학교마다 예과생 1명, 본과 1·2학년 1명, 본과 3·4학년 1명씩 총 3명을 추천받아 학교별 상황을 전달받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기존에는 대의원들을 통해 전달을 받았지만, 대의원은 의결기구고 고유의 업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 맡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보다 세밀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실무 채널을 구축하려는 것이고, 특히 본과 3·4학년 실습 환경과 관련된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전공의 정원 문제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상황은 아니지만, 이제는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의대협 단독으로 논의하기보다는 정부와의 관련 협의체에 수련병원협의체 등 관련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있는 만큼 성급하게 결론을 내기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Q. 최근 4개 대학이 의평원 주요변화평가에서 불인증 판정을 받았다.
 
불인증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당연히 안타깝고 개선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미 교육의 질 저하가 발생한 상태에서 불인증 판정이 나옴으로써 개선이 이뤄질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불인증은 교육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이 부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교육 질 개선을 위한 경고로 기능할 수 있다.

임상 실습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병상 수와 학생 대비 환자 수 기준이 충족돼야 한다. 이 기준이 미비하다면 의평원 제도를 통해 계속해서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 또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이나 국군의무사관학교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에서도 동일하게 기준이 적용돼야 하고, 기준 자체도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의평원 기준을 더 엄격하게 운영하고, 불인증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Q. 의사인력수급추계위위원회의 의사부족 규모 추계 과정과 결과를 놓고도 논란이 많았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추계가 이뤄지게 될텐데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말해달라.
 
우리가 앞으로 하려는 협상에서도 추계위 관련 내용을 중요한 의제로 다룰 생각이다. 예를 들어 기존 의대 정원을 활용해 지역·필수·공공 분야로 인력을 유도하는 것이, 건보 재정 측면에서도 그렇고 정책적으로도 더 타당하다고 본다. 별도로 정원을 늘렸을 때 그 인력이 100% 해당 분야로 가지 않고 다시 개원가로 빠지게 되면, 결국 건보 적자만 키우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충분한 자료가 없었던 것 같다.

지역·필수·공공 분야에 의사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기 위해선 기존 학생들이 얼마나 해당 분야를 선택하려 하는지, 어떤 인센티브를 주면 얼마나 더 늘어날 수 있는 지 등을 조사해 추계에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인구 구조 변화나 외래 이용량 추세 등을 기반으로 단순 추세선을 그리는 방식으로 추계가 이뤄지고 있어 한계가 있다. 의대협이 설문 등 구체적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정부와 대화를 이어나가려 한다. 정부 입장에서도 정책 결정을 위해 필요한 자료일 거다. 물론 최후의 수단으로 휴학이라는 카드를 쓸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가진 데이터 자체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Q.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의사제, 국립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지역의사제의 경우 복무형 지역의사제와 계약형 지역의사제가 있다. 계약형 지역의사제는 기존 전문의를 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추가 증원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계약 조건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세세하게 따져 볼 생각이다. 반면 복무형 지역의사제는 정치권의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도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복무기간은 손 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10년 복무 기간은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수련기간이 포함되는 구조라면 실제 전문의로서 지역에 남는 기간은 길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일정 기간 이후에는 다시 의료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 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지역 내에서도 중심지와 격오지 간 공급 격차가 있기 때문에 복무형 제도의 취지에 맞게 하려면 배치 기준을 더 세분화하고 복무 기간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과잉 경쟁이 발생하는 지역으로의 유입을 줄이고, 과잉 진료와 건보 재정 악화 문제도 함께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국립의전원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 의평원이 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여 한다는 입장이다.
 
Q. 의협, 대전협 등 다른 의료계 단체들과의 공조 계획이 있나.
 
어떤 단체든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전협뿐 아니라 교육과 관련된 사안은 KAMC 등과도 협의해야 할 것이다. 특정 단체와 선택적으로 협력하기보다는 필요한 사안에 따라 여러 단체와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한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계획이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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