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1.25 06:02최종 업데이트 17.01.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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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임종

[기획] 2017년 호스피스를 만나다

[기획] 호스피스는 조기 개입이 관건

'아름다운 동행'. 호스피스·완화의료를 다르게 표현한 문구다.

암 전문 공공의료기관인 원자력병원은 2015년 10월 호스피스 완화의료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암 진료에서 더 나아가 '아름다운 이별 준비하기'를 돕고 있다.
 
원자력병원 완화의료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나임일 센터장(혈액종양내과)은 가장 먼저 "완화의료는 말기암환자를 총체적으로 케어하자는 의도에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스피스완화의료는 그동안 말기 암 환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반성과 함께 통증 및 증상조절은 물론 존엄한 임종을 맞을 수 있게 도와주며 남겨진 사별 가족도 돌보는 의료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사진: 원자력병원 나임일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원자력병원 제공)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완화의료를 직접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진료과의 협조도 필요하다.
 
나임일 센터장은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를 만들기까지 병원 집행부, 즉 병원 의무직을 설득해야 했다. 단순히 환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병원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고, 병원 행사에도 저희 완화의료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적극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금까지는 방사선 혹은 항암 치료가 더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말기 상태에 와서야 완화의료 상담을 의뢰받게 된다. 그런데 앞으로는 '조기 개입'이라는 대원칙 아래 치료과정에서부터 완화 의료진과의 관계형성, 즉 '라포 형성'이 이루어지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진료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말기암환자를 진료하는 과에서 먼저 환자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적시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염정희 의료사회복지사는 "아직까지는 치료를 진행하다 임종이 임박해 우리 센터에 입원해 실제 프로그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염정희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와 가족을 위한 행사와 호스피스 홍보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알리고, 의뢰시기를 조금 앞당기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학제팀이 모여 돌봄 계획 
 
호스피스완화의료에는 '가족'이 개입되기 때문에 일반 진료와 달리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즉, 환자의 신체적·정신적·영적 돌봄을 위해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법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가팀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사목자, 자원봉사자 등과 더불어 환자를 돌본다.
 
진료는 주로 혈액종양내과와 가정의학과, 혹은 완화의학과(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하며, 완화의료 필수인력인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는 국립암센터에 마련된 기본교육(6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그래서 원자력병원 완화의료센터에서도 매주 1회 각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모여 돌봄회의를 한다. 회의를 통해 환자의 신체적 상태는 물론 환자 및 가족의 사회심리적·영적인 상태 등 다양한 측면을 검토해 돌봄 계획을 세운다.
 
이곳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는 원자력병원 일반병동에 입원 중이던 환자가 전과하는 사례가 가장 많고, 다른 기관에서 진료를 받다가 오는 환자도 적지 않다. 
 

사진: 원자력병원 완화의료센터 돌봄팀 회의(원자력병원 제공)

센터 개소 후 보다 효율적 운영
 
2002년 원자력병원에 호스피스실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14년 넘게 이곳 완화의료 살림을 맡아온 권신영 호스피스 전문간호사.  
 

사진: 원자력병원 권신영 호스피스전문간호사(원자력병원 제공)

권 전문간호사는 "체계적인 인력 활용 및 그들의 소진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와 가족의 일상생활이 병동에서도 편안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곳 한 달 평균 입원환자는 20명 정도이고, 재원기간 45일이 지나면 타 기관으로 연계하는 등 퇴원계획에 대해 상담한다.

인력관리의 핵심은 '소진 관리'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을 책임지고 있는 최승이 수간호사는 "더 이상 치료가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삶의 마지막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더 나아가 가족을 떠나 보내는 이별 준비를 돕고 장례절차 등 임종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원자력병원 최승이 수간호사(원자력병원 제공)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담간호사가 되기 위한 조건을 묻자 "인간의 존엄에 대한 기본 자세를 갖춰야 하고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간호 외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간호사를 추천하는 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은 기존 5인실을 3인실로 개조한 남·여 병실 각 2곳과 2인실을 1인실로 개조한 3곳을 포함, 총 15병상과 임종실로 구성돼 있다.
 
아무래도 중증도가 높은 환자를 대하다 보니 일반 병동에 비해 요구도가 많고 돌봄을 제공했던 환자의 상실로 간호사들의 '소진'이 크다. 이 때문에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에서는 15병상을 12명의 간호사가 담당하고 있다.
 
최 수간호사는 "일반병동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환자를 돌보지만, 소진이 많고 심리적 스트레스가 많아 이들의 소진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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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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