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1.30 13:51최종 업데이트 21.11.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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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어려운 삼중음성 유방암→치료가능 상태로 만드는 '리프로그래밍' 기술 개발

카이스트 조광현 교수팀, 암세포 성질 변환하는 새로운 개념 제시

카이스트(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악성 유방암세포를 치료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암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장 악성으로 알려진 삼중음성 유방암(basal-like 혹은 triple negative) 환자들과 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루미날-A 유방암(luminal-A) 환자들의 유전자 네트워크를 분석, 삼중음성 유방암세포를 루미날-A 유방암세포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자를 규명했다. 이를 조절해 삼중음성 유방암세포를 루미날-A 유방암세포로 리프로그래밍한 뒤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는 원리도 개발했다.

카이스트 최새롬 박사과정, 황채영 박사, 이종훈 박사과정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AACR)가 출간하는 국제저널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11월 30일자 논문으로 출판됐다.(논문명: Network analysis identifies regulators of basal-like breast cancer reprogramming and endocrine therapy vulnerability)
 
그림 = 암세포 분자네트워크가 변형돼 호르몬치료가 가능한 상태로 리프로그래밍되는 연구결과 모식도(카이스트 제공)

현재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은 빠르게 분열해 전이를 일으키는 암세포를 공격해 죽여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 화학요법을 적용한다. 이 같은 치료는 신체 내 정상적으로 분열하고 있는 세포들까지도 함께 사멸시켜 구토, 설사, 탈모, 골수 기능장애, 무기력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또한 삼중음성 유방암세포들은 독성항암제에 내성을 갖거나 새로운 내성을 획득하면서 높은 저항성을 가지는 암세포로 진화한다. 이처럼 내성을 갖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더 많은 정상세포의 사멸을 감수하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암세포만을 특이적으로 공격하는 표적 항암요법과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활용한 면역 항암요법이 주목을 받고 있으나, 각각 효과와 적용대상이 매우 제한적이며 장기치료 시 내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조 교수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연구기법을 통해 악성 유방암세포인 삼중음성 유방암세포를 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루미날-A 유방암세포로 변환시킨 뒤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전략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유전자 네트워크의 수학모델을 개발하고 대규모 컴퓨터시뮬레이션 분석과 복잡계 네트워크 제어기술을 적용했으며, 그 결과 두 개의 핵심 분자 타겟인 `BCL11A'와 `HDAC1/2'를 발굴했다.

조 교수팀은 BCL11A와 HDAC1/2를 억제해 삼중음성 유방암세포를 효과적으로 루미날-A 유방암세포로 변환시킬 수 있음을 분자 세포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또한 삼중음성 유방암세포에서 이 핵심 인자들을 억제했을 때 세포의 분열이 감소하고 삼중음성 유방암세포의 주요 세포성장 신호 흐름 경로인 EGFR과 관련된 인자들의 활동이 감소했으며, 루미날-A 유방암세포의 주요 세포성장 신호흐름 경로인 ERa 신호전달 경로 인자들의 활성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악성 암세포를 직접 없애려고 하기보다 치료가 수월한 세포 상태로 되돌린 뒤 치료하는 새로운 방식의 항암 치료전략을 제시했다"고 의의를 밝히면서, "이번 연구에서 발굴된 분자 타겟 중 BCL11A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저분자화합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며, 추후 신약개발과 임상실험을 통해 암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한 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기술이 실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조 교수 연구팀은 2020년 1월에 대장암세포를 정상 대장 세포로 되돌리는 연구에 성공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암세포 리프로그래밍을 통한 가역화 기술 개발의 두 번째 성과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소 공동연구사업, KAIST Grand Challenge 30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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