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3.18 06:42최종 업데이트 19.03.18 08:46

제보

희귀질환 국가별 네트워크 확장 중…개별 실정에 맞는 진단·치료법 찾는다

국내서도 질병관리본부 중심으로 네트워크 구축…미진단 희귀질환자 네트워크도 설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희귀질환은 국가에 따라 정의가 다르다. 미국은 20만명 미만 혹은 인구 1500명 당 1명에서 일어난 질환, 유럽은 인구 2000명 당 1명 미만, 일본은 유병인구 5만000명 미만 혹은 인구 2500명 당 1명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약 7000여 종의 희귀질환이 보고돼 있다. 희귀질환 포털인 Orphanet에 등록된 희귀질환은 2016년 기준 6084개 이며 이들 중 3565개 질환에 대해 3715개의 유전자가 보고돼있다.

질병관리본부 생명의과학센터 희귀질환과는 ‘희귀질환 임상연구 네트워크 소개’ 보고서에서 국내 희귀질환은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라 유병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정의된다고 밝혔다.

희귀질환은 임상적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고 적절한 치료방법과 대체 의약품이 없는 경우가 빈번해 환자 및 가족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사회,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희귀질환에 대한 조사 및 통계자료가 부족해 관련 전문가의 정보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희귀질환에 대한 연구 자료를 축적해 국내에 적합한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을 위한 관련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국내외 별도 조직을 통해 희귀질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희귀질환 네트워크 구축
 
‘희귀질환 임상연구 네트워크 소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02년 희귀질환법에 따라 국립보건원에서 2003년 10개 희귀질환의 임상연구 네트워크 사업을 시작했다. RDCRN(Rare Diseases Clinical Research Network)은 임상연구 지원, 공동연구 촉진, 연구 등록, 데이터 공유 등을 위한 희귀질환별 연구자 네트워크 구성 및 연구를 추진하며 190개 이상의 희귀질환에 대해 21개의 임상연구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희귀질환 R&D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연구, 중개연구, 임상연구를 지원하며 관련 레지스트리를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운영 중인 임상연구 네트워크의 연구 결과를 통해 FDA로부터 새로운 치료제를 승인 받는 등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여러 레지스트리에 분산돼있는 희귀질환 환자 정보를 통합한 웹 기반 레지스트리인 RaDaR (Rare Disease Registry) Program, 미진단자(Undiagnosed patients)의 진단 및 관리 향상을 위한 UDN (Undiagnosed Disease Network)등의 사업을 운영해 희귀질환의 원인 규명, 질병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유럽 또한 Horizon 2020, E-rare 등을 통해 네트워크 중심의 희귀질환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소 3개의 독립적인 법인이 참여해 기초 및 응용연구 중심의 연구를 수행하도록 권고해 여러 기관이 네트워크형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rare는 참여국에서 진행하는 희귀질환 국가연구들의 조화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해 국가별, 지역별 희귀질환 관련 연구 정책 개발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72년 난병대책요강에 근거한 ‘특정질환 대책 연구사업’에서 시작해 난치성 질환 정책연구사업 및 실용화 연구 사업을 통해 역학연구, 임상연구, 의약품, 의료기기 임상연구 등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희귀질환의 특성상 단일 국가의 사업만으로는 유병인구가 적어 원활한 연구가 어렵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국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희귀질환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IRDiRC (International Rare Diseases Research Consortium)는 희귀질환의 진단법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2011년 만들어진 연구 컨소시엄이다. 지난 2013년 국립보건연구원도 기관회원으로 가입했다. IRDiRC에서는 미진단 희귀질환 원인 유전자 규명을 위해 MME (Matchmaker Exchange)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러 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희귀질환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고 유사한 유전형과 표현형을 매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UDNI(Undiagnosed Diseases Network International)는 진단되지 않은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기존 연구 기관들을 활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2012년부터 일부 희귀질환에 대해 전국 단위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환자 임상자료 및 생체자원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희귀질환의 진단, 치료 및 예후 등에 대한 임상정보와 시료를 수집·분석하여 한국인의 임상적 특성을 규명하고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과 정보 공유를 통해 해당질환의 진료지침 개발, 치료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의 조기진단 및 진료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진단 희귀질환자 진단 지원 네트워크도 확장 

아직 진단되지 않은 희귀질환을 위한 네트워크도 확장되고 있다. 미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확진이 어려운 희귀질환 진단에 도움을 주거나, 현대 의학수준으로는 진단이 어려운 질환의 경우 우선 상세불명 희귀질환으로 등록하고 향후 연구개발로 연계될 수 있도록 국제 협력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생명의과학센터 희귀질환과는 ‘국내 미진단 희귀질환자 진단 지원 프로그램 소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소개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희귀질환 미진단 프로그램은 미국 NIH의 UDP(Undiagnosed Diseases Program), 유럽 EC 등 주요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 최근 두 차례의 국제회의를 거쳐 각국의 정부기관, 대학, 병원, 연구소 등의 희귀질환 전문가들로 구성된 UDNI(Undiagnosed Diseases Network International)를 설립했다. 

UDNI는 매년 정기적인 국제회의를 통해 국가별 미진단 프로그램 현황 및 진단 지원 사례, 데이터 등의 활용방안 등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희귀질환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 등을 위한 연구 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해 국제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11년에는 IRDiRC(International Rare Diseases Research Consortium)를 설립하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미진단 프로그램의 운영과 자료 공유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희귀질환자가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거나 진료 후에 담당의사가 진단을 하지 못하고 미진단 프로그램에 의뢰가 되면, 임상전문가 컨소시엄 회의를 거쳐 의뢰된 환자를 다음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카테고리 I 임상정보가 부족하여 판단 유보, 카테고리 II 임상지식 부재로 인한 미진단, 카테고리 III 관련 유전자 및 임상 증상이 다양하여 유전자 진단이 되지 못한 경우, 카테고리 IV : 현재의 의학지식과 과학기술로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분류 결과에 따라 카테고리 I과 II의 경우에는 컨소시엄에서 논의된 의견과 함께 의뢰 의사 또는 의뢰기관으로 환자를 되돌려 보내면서 재검 또는 부족한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유한다. 카테고리 III과 IV는 미진단 프로그램으로 등록하여 진단을 위해 다각적인 검사를 한다. 카테고리 III은 패널 시퀀싱(Panel sequencing) 또는 WES(Whole Exome Sequencing) 기반 타깃 패널 시퀀싱과 같은 유전자 분석을 실시해 진단에 필요한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여 진단한다. 카테고리 IV로 분류된 환자는 상세불명 희귀질환으로 등록하여 향후 진단 및 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제 미진단 희귀질환 지원 네트워크(Undiagnosed Diseases Network International, UDNI) 및 데이터 공유 기반(Match maker exchange system) 참여를 위해 국내 미진단 프로그램에서 생성되는 임상 및 유전체 정보 축적을 위한 ‘Rarebird’라는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모든 임상, 시퀀싱, 실험연구 데이터 등은 협력 네트워크 내 보안 절차에 따라 희귀질환 참여 연구자에게 공유돼 국제협력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희귀질환과 미진단자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인식 향상 및 전문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희귀질환에 대한 지식 교육 및 현장 경험 등의 공유를 통한 희귀질환 전문 의료진의 양성이 시급하다”라고 했다. 이어 “국내 희귀질환 미진단 프로그램의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향후 충분한 재원 확보와 임상센터의 확대 추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정밀의료 및 맞춤의학이라는 새로운 의료연구 패러다임에서 희귀질환 미진단 분야의 잠재력을 고려하면 다양한 과학 분야(질환 기전 연구, 생명정보학 연구, 기능 연구, 동물모델 개발 연구, 다중 오믹스 연구 등) 및 국제협력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향후 국내 미진단 프로그램의 안정적 운영 및 확대를 통해 그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