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강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의료개혁 재정투자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국회 분석이 나왔다.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에 따른 건강보험 지출을 반영할 경우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이 기존 2031년에서 2029년으로 2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9일 발간한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을 반영한 건강보험 재정 재추계’ 보고서(사회비용추계과 임슬기 분석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2024년 12월 한 차례 건강보험 재정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의 일부 정책이 집행되고, 2025년 3월 추가 발표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에 따 추가 발표됨에 따라 의료개혁 관련 건강보험 투자 계획과 2025년 실적치, 향후 소요재정을 반영해 재정전망을 다시 산출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의료개혁 정책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기준선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은 2026년 적자로 전환되고, 2031년 누적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건강보험료율 상한 도달에 따른 수입 증가 둔화, 인구 고령화와 보장성 강화에 따른 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적자가 지속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투자를 반영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은 2029년으로 2년 앞당겨지고, 향후 10년간 누적적자액은 기준선 대비 27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구체적으로 의료개혁 반영 전 재정수지는 2026년 -4000억원, 2027년 -3조원, 2028년 -5조7000억원, 2029년 -6조4000억원, 2035년 -37조5000억원으로 전망됐다. 반면 의료개혁을 반영하면 2026년부터 적자 규모가 -5조2000억원으로 확대되고, 2027년 -8조원, 2028년 -9조4000억원, 2029년 -8조7000억원, 2035년 -3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재추계에는 1차 실행방안에 따른 수가 개선 사업,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2차 실행방안의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사업 등의 2026년 이후 계획액이 반영됐다. 다만 간병비 급여화, 상병수당 제도화 등 국정과제 이행에 따른 건강보험 지출 증가는 고려하지 않아 실제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부가 제시한 의료개혁 관련 건강보험 주요 투자 계획은 2024~2028년 5년간 20조원+α 규모다. 필수의료 수가 인상 및 개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사업 등이 포함됐다.
2025년 실적치만 놓고 보면 1차 의료개혁 실행방안에 따른 수가 인상 및 개편에 1조5868억원이 투입됐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는 2조1352억원,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에는 2046억원,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사업에는 75억원이 소요됐다.
향후에도 필수의료 수가 개선에 2026~2028년 연 약 2조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진료지원에 2026~2027년 연 2조3000억원, 사후지원에 2026~2028년 연 1조원 등이 필요할 것으로 제시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의료개혁의 정책 방향 자체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필수·지역의료 강화와 보건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국가 보건의료 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다만 의료개혁 비용을 건강보험 재정에만 의존하는 구조에 대해서는 우려를 제기했다. 수가 인상·개편은 진료행위 보상 성격상 건강보험 재정으로 수행될 수밖에 없지만, 기관 단위 성과보상이나 구조전환 지원 성격의 사업은 국가의 책무에 해당하는 만큼 정책 영역별 책임 주체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의료개혁 실행방안의 정부 발표 재정투자 기간인 2024~2028년 이후에도 수가 가산에 따른 지출 증가는 지속될 수 있는 만큼, 5개년 이후 추가재정소요를 반영한 중장기 재정안정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과 같이 시행 예정이나 구체적 재정소요가 확정되지 않은 사업들에 대해 사전적으로 재정 규모를 산출·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개별 사업의 계획·집행·실적을 일관된 기준으로 공시·보고하는 이행관리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에 포함된 비급여 관리 강화, 실손보험 구조 개선 등 건강보험 지출효율화 과제의 차질 없는 이행과 성과 관리를 통해 의료개혁 투자재원의 일부를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