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08 19:19최종 업데이트 26.06.0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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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심정지 환자, 중환자실 없는 병원 수용 불가 통보에도 광역상황실 ‘강제 배정’

젊은의사정책연구원 “경증 자율 이송의 부정확성 드러내. 응급실 사전고지ㆍ협의 안전망 유지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근 호남권 응급환자 이송체계 시범사업이 진행된 가운데, 광역상황실 강제 배정에 따른 부작용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산하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이하 젊의연)은 8일, '호남권 응급환자 이송체계 시범사업 현장 사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5월 14일 발간된 정책브리프 2호의 후속 자료로, 수련병원이 아닌 광주광역시의 한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실제 발생한 대표 사례 두 건을 심층 분석했다. 

젊의연은 이를 통해 병원전단계 중증도 분류(pre-KTAS) 기반 이송 분류 체계와 광역상황실의 우선 수용 지시 권한 등 시범사업의 핵심 설계가 현장의 환자 안전과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광역상황실에 "수용 불가"전달했으나, 강제배정으로 구급차 도착

보고서에 담긴 첫번째 사례는 광역상황실 강제 배정과 현장 대응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중환자실(ICU)이 없는 광주광역시 소재 지역응급의료기관에 광역상황실을 통해 80대 심정지(CPR) 환자 이송 문의가 왔고, 병원 측은 중환자실(ICU) 부재와 중증 환자 처치 대응 역량 부족으로 광역상황실에 '수용 불가'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 

그러나 약 5분 뒤 추가 협의나 통보 없이 구급차가 도착했고, 환자는 혈압과 맥박 촉지가 불가능한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지속했으나 결국 소생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젊의연은 이 사례를 통해 ▲사전 협의 원칙의 실질적 무력화 ▲의료진 법적 책임 면책 규정의 부재 ▲배후 진료 및 전원 책임의 공백 ▲심폐소생술(CPR) 환자 근거리 배정 원칙의 임상적 적용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분석했다. 

특히, 강제 배정된 상황에서 현행법상 그법적·민사적 책임이 수용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귀속될 수 있어, 면책 규정 부재와 같은 구조적 공백이 온전히 현장 의료진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증(pre-KTAS 4-5) 자율 이송의 이면… 병원 도착 후 확인된 의식저하 “중증 저혈당”

두 번째 사례는 pre-KTAS의 오류로 인한 중증도 역전 사례다. 

119 구급대가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활력징후(V/S) 및 의식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해 경증으로 분류해 이송했으나, 병원 도착 시 환자는 의식저하(drowsy) 상태였으며 혈당이 53mg/dL로 즉각 처치가 필요한 중증 저혈당임이 확인됐다. 

해당 기관은 즉시 K-TAS 2점으로 재평가 후 응급 처치를 시행했다. 이송 당시 심전도 및 혈당 측정과 같은 기본적인 평가는 누락돼 있었다.

젊의연은 "경증 분류 시 구급대가 수용 병원을 자체 선정하고 사전 고지나 협의 없이 이송 가능한 구조에서는, 현장 평가 누락 발생 시 그 오류를 보정할 안전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송 과정의 행정적 편의를 위해 경증으로 하향 분류하려는 구조적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임상적 상태를 사전에 검토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지난 3월부터 호남권을 대상으로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편 시범사업을 시행해 왔으며, 시범사업은 5월을 끝으로 종료됐다. 

정부는 시범사업 평가를 토대로 7월까지 제도를 재정비한 뒤 올해 하반기 전국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젊의연은 시범사업의 전국 제도화에 앞서 ▲의료사고의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및 배상·보상 국가 책임 보장 ▲배후진료 확충 지원 및 전원 프로토콜 구축 ▲이송 사전 고지·협의에 기반한 광역 상황실 거버넌스 개편을 대표적인 3대 선결 과제로 제시하며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제언 했다.

연구원은 "현행 이송체계 설계가 그대로 전국으로 확대된다면 사례 보고서와 유사한 장면은 전국 어느 곳에서든 반복될 수 있다"며 "시범사업 평가와 제도 재정비, 응급의료법 개정 논의에 현장의 실태를 철저히 반영하여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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