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형사특례 요건 비판…"전깃줄 위 참새 한 마리에 총 쏘면 나머지 참새들도 다 날아가"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사진=개혁신당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른 의료사고 형사처벌 특례가 지나치게 까다로운 요건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공무원들에게는 해당 분야 의사들과 병원에서 15일간 함께 생활하며 현장을 직접 경험할 것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23일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낮 시간에 양복 차려입고 병원 고위직들을 들러리 세워 구경하러 가는 것 말고, 근무복 똑같이 입고 진료실과 병상 옆에 서서 그곳의 낮과 밤이 진짜 어떻게 돌아가는지 딱 15일만 보고 지필공실 업무를 시작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언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정부가 의료진의 사법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형사처벌 특례 방안을 설명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르면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다하고 적절한 배상이 이뤄졌으며, 해당 의료행위가 고위험 필수의료에 해당하고 그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경우에 한해 형사특례가 적용된다.
모든 환자에게 100% 충분한 설명은 존재 불가…중과실 조항도 현실 반영 못해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각각의 요건이 의료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설명의무는 의료소송에서 만능의 치트키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은행도 부동산도 싸인하면 끝인 계약에 대해 오직 의료행위만큼은 어떤 자세한 동의서를 작성하고 받아놔도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이나 배상 책임이 나오는 마당”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환자에게 100% 충분한 설명이란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며 설명의무 이행 여부를 형사특례의 전제조건으로 삼는 데 우려를 표했다.
‘적절한 배상’ 요건에 대해서도 형사절차가 민사상 배상이나 합의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미 형사 소송은 민사 배상액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라며 "배상액과 합의 과정을 형사처벌 여부 결정에 반영한다는 것 자체가 사안의 내용이 아니라 어떤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내가 받게 될 처벌의 크기가 예측 불가능하게 달라진다는 뜻”이라고 했다.
특례 대상을 고위험 필수의료로 한정하는 것 역시 실제 의료행위의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침에 감기 증상으로 진료를 봤다가 저녁에 심근염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있다. 처음엔 경미한 피부 발진으로 시작하지만 몇 시간 만에 쇼크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며 “고위험은 아니지만 필수적인 의료이거나 필수적이지만 위험이 매우 드물게, 그러나 백명 혹은 천명의 환자를 본다면 한 번은 단드시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에 대해서도 “중과실이라고 해 범죄에 해당하는 의도적 해악이나 음주 수술 같은 건 줄 알았다"며 "예측 가능한 위험에 대한 진단과 처치, 모니터링에 미흡함이 있었다면 일단 중과실이라고 한다. 첫 단어부터 틀렸다. 예측 가능한 모든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인체 자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료사고는 교통사고와 달라…의사들에게 돌 던지면 그 품의 아이도 위험
의료사고와 교통사고를 동일한 방식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사고가 뚝방에 서 있던 사람을 실수로 부딪혀서 물에 빠지게 한 것이라면, 의료는 본질적으로 이미 물에 빠져 떠내려가는 사람을 구해내는 과정”이라며 “100% 성공에 무과실이라는 건 대한민국이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있을 수 없고, 내가 아무리 잘해도 확률적 악결과는 반드시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피할 수 있었던 실수 한 번에 사고가 나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한 진료마다 피할 수 없는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러니 그냥 안 하고 만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결론은 소아신경외과가 없어 아이를 잃고, 신생아 전문의가 없어 아이를 잃고, 오늘 아침 우리는 내시경을 할 수 있는 소아소화기 세부전문의가 없어 또 한 명의 아이를 잃었다”고말했다.
이어 “그냥 성인 내시경 하는 사람이 작은 내시경으로 좀 어 떻게 대충 하면 될 것 같나. 이 환자는 소아응급과 소아소화기 그리고 소아중환자, 높은 확률로 소아외과 그러면 대개는 소아신장과 심장까지 진료를 요하는 환자”라며 “지금 대한민국에 이거 제대로 되는 병원 있기나 한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20년 전 지금보다 아이는 훨씬 많았고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반도 안 되던 그 시절에도 소아소화기, 소아중환자, 소아신장, 소아심장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널려 있었다”며 “그걸 이제는 그냥 못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깃줄 위 참새 한 마리를 향해 총을 쏘아 떨어뜨리면 그 전 깃줄 위에 있는 참새는 모두 날아가고 만다”며 “이 이야기 병원에서 국회에서 천 번은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픈 아이들은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품 안에서 살아난다. 의사들을 믿고 함께 구해 그 품의 아이들을 살릴 것인지, 의사들에게 점점 더 큰 돌을 던지며 그가 안고 있는 아이들까지 함께 잃을 것인지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