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4.29 06:58최종 업데이트 22.04.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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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선 원장이 비대면진료 의원을 개원한 이유…"응급실 동료의사들의 업무 과부하 분담하고 싶었다"

"500명 비대면진료 경험해보니 필요성과 우려점 확인...의사들의 유연근무 고려·응급실 경증환자 분담 필요"

비대면 진료만 하는 아산케이의원 이의선 원장은 보건복지부의 지도로 대면진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비대면 진료를 중점적으로 하는 의원이 생겼다. 바로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아산케이의원이다. 이의선 원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서울아산병원과 고대구로병원을 거쳐 올해 3월 18일 비대면진료를 위주로 하는 의원을 개원했다.

다만 개원 사실이 알려지자 보건복지부로부터 대면진료가 원칙이라는 지도를 받아 앞으로는 대면진료를 병행하면서 의원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평소 IT시스템에 관심이 많아 정보의학 인증의를 취득에 이어 예방의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대한의료정보학회와 대한의료질향상학회 등에서 활동했다. 언젠가 비대면 진료 시대가 언젠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던 중 비대면 진료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해 개원을 결심했다.
 
이 원장은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심을 두고 있던 상태에서 비대면 진료가 떠오를 때 미리 경험해보고 싶었다”라며 “비대면 진료를 경험하면서 필요성과 우려점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의료현장을 떠난 응급의학과 의사가 가진 마음의 빚 

이의선 원장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후 고대구로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했다.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야간근무만으로도 힘든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업무 과부하가 생겼다. 일반적인 응급 진료 환자에 더해 열이 나는 환자, 백신을 맞고 불편감이 있는 환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모두 응급실을 거쳐 진료를 받았다. 

이 원장은 응급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일이 보람됐지만, 누적된 피로로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2021년 초 응급실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 원장은 “응급의학과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건강과 진료의 양립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라며 “고대구로병원에서 건강 문제를 걱정해 많은 배려를 받았지만 가장 어려운 시기에 응급실을 떠나 응급의학과 동료들에게 늘 마음의 빚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을 그만둔 후 난임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동시에 소방청 119 상황실에서 구급의료지도,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중환자 전원조정 등의 활동을 통해 간접적 의료지원에 꾸준히 참여했다. 

이 원장은 “지난 2월 확진자와 중증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에 전원조정 활동을 하며, 오히려 의료자원이 고갈되는 것을 더 빨리 알아챌 수 있어 마음이 무거웠다”라며 “의료현장에 복귀해 진료의 의무를 분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동료가 비대면 진료하는 모습을 봤다. 건강 문제와 진료를 양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돼 비대면 진료만 하는 의원을 개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이 개원을 준비할 당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으로 의료붕괴 가능성까지 예견되던 상황이었다. 이 원장은 응급의학과로 전공을 선택하면서 응급실을 떠나 개원을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개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지만 개원 취지에 공감해준 응급의학의사회와 의사 선후배,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며 “특히 관할구청, 보건소, 소방서 등 유관기관에서 코로나19 진료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으로 지원해준 덕분에 개원 준비 보름만에 빠른 개원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재직하던 난임 관련 스타트업의 소지영 대표는 간호사로서, 비대면 진료시대의 간호의 변화와 방향성을 경험하고 싶다는 이유로 진료 때마다 이 원장과 함께 출근했다. 그리고 환자 안내문 작성을 하는 등 의원의 안정화를 도왔다. 이 원장은 “IT에 대한 이해가 높고 중환자실 경험이 있는 소 대표가 바쁜 와중에 기꺼이 시간을 내주면서 빠르게 병원이 안정됐다”며 “개원 과정에서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이의선 원장은 기본적으로 클라우드EMR과 다양한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설치하고 진료를 하고 있다. 

의료 재난 상황에서 역할 분담을 한 비대면 진료
 

이 원장이 개원을 하고 나서 한 달여동안 진료한 환자는 400~500명 정도. 다만 코로나19 환자수가 줄어들면서 일평균 환자수가 30명이었다가 최근에는 1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5월부터는 대면진료를 병행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 원장은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전공이 응급의학과”라며 “복지부의 현장조사도 있었고 다음 달부터는 본격적으로 대면진료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폭증 초반에는 격리상태의 환자가 진료나 약을 받지 못해 고생하는 일들이 많았다. 코로나19 환자에게 전화를 하면 너무 아픈데 약을 사달라고 부탁할 곳도 없어 혼자 앓고 있는 사연이 많았다. 전화를 해줘서 고맙다고 우는 환자도 있었다.  

그는 “의료기관의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해지며 환자가 줄었고, 확진된 이후 두 번째로 약을 타고 싶을 때 비대면 처방을 받으려는 이들이 많았다”라며 "코로나19 대면진료가 가능하게 바뀌면서부터는 진료 의뢰 자체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느낀 비대면 진료가 꼭 필요한 환자는 어떤 유형일까. 이 원장은 “확진된 장애 환자나 소아환자의 가족으로부터 마스크를 씌우는 일부터가 전쟁인데 진료를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라며 “거동 불편자라 사설 구급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거나, 시골 지역이라 병원에 가는 것이 불편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고대구로병원 재직시 재난응급의료를 담당했던  이 원장은 “이번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의료재난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가 어느 정도 역할 분담을 했다고 본다”며 “위기 상황에서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1차적인 비대면 진료의 효용이 확인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당장 불법화될 수 있을지라도 향후 발생 가능한 다양한 재난 상황, 위기상황에서 비대면 진료를 활용 가능한 대안으로 가지고 가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환자 진료 더 어렵고 자체적인 환자 관리 어려운 비대면 진료의 한계점
 

비대면 진료를 해보니 한계점도 많다. 의사는 오감을 이용해 진료를 하고, 특히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모든 감각을 활용해 진료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 원장은 “환자가 식은 땀을 흘리는지, 피부가 축축한지, 어떤 냄새가 나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면서 “비대면 진료는 환자의 진술에 의존해 진단과 처방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료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고령환자나 소아를 진료할 때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며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증상, 연령, 질환별로 반드시 대면 진료를 해야하는 질환을 특정하거나, 대면 진료의 간격을 설정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의 감각을 대신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제품들이 다양하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사들이 비대면진료를 통해 얻은 경험과 의견을 모아볼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비대면진료의 형태가 다양화될 것을 고려해 병원 외부에서도 사용 가능한 클라우드 EMR인 에이치디정션의 '트루닥'을 도입했다. 

그는 장단점 비교를 위해 다양한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었다. 주로 닥터나우, 바로필, 올라케어, 굿닥, 메듭 등을 사용한다고 했다. 보통 환자가 의사를 선택하는데 비해 의사가 환자를 고르는 구조를 가진 플랫폼도 있다. 환자가 유입되는 숫자는 닥터나우가 가장 선두에 있지만, 다른 업체들도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성장과 행보가 기대되는 업체들이 많다고 했다. 한 플랫폼 회사는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환자군의 가이드라인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플랫폼 내에선 의사가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환자를 갖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이 원장은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의사가 직접 추적관찰할 수 있는 환자를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한다”라며 “별도의 앱을 만들거나 특정 회사와 협업해 안전한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의 약 배송은 어떻게 될까. 이 원장은 “비대면 진료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환자의 편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약 배송이 가능한 플랫폼과 제휴를 해왔다”라며 “약국은 중요한 의료 인프라이기 때문에 비대면 의료와 지역 약국과의 상생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약 테이크아웃이 허용되면서 미리 조제해놓고 찾으러 가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대면 진료는 어떤 형태로든 우리 생활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비대면진료와 약배송이 빨리 제도화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관계부처와 의료계가 미래를 내다보고 비대면 진료가 도입됐을 때 안전한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재택근무, 또는 근무시간 한정…의사들의 유연근무 필요 
 

또 다른 측면에서 비대면진료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 바로 의사들의 여러 유연근무 형태다. 그가 비대면 진료를 위주로 개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유연근무를 원하는 다양한 의사들로부터 문의가 왔다. 

이 원장처럼 난임이나 임신, 육아 부담을 안고 있는 여의사 외에도 암 수술, 신장 투석 등의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그에게 다수 연락을 해왔다. 재택근무를 하고 싶은데 의료기관 내에서의 처방 규정 때문에 근무가 어려운 의사도 있고, 주말에라도 진료를 할 수 있는 의사도 상당수 있었다.  

이 원장은 "유연근무를 통해 의사 본연의 사회적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의사들이 의료현장에 나와서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도, 간호사들도 유연근무 형태를 위해서라도 비대면 진료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까진 진료가 반드시 의료기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 한계가 있다”라며 “비대면 진료의 본격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진료에 관한 여러 가지 기준에 대한 현실적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응급실 동료의사들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의 역할 

특히 그는 응급의학과 전공에 자부심을 가지며, 응급실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수차례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업무과부하가 누적되며 건강이나 체력 문제로 응급실을 떠난 의사가 많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다들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자부심이 있는데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이런 의사들이 어떤 형태로든 응급실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응급실에 남아있는 의사들이 더 이상 번아웃(Burn Out)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응급의료 현장에 있는 이들의 업무 과부하를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근무형태와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응급의학의사회는 이형민 회장을 중심으로 빠른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급성기클리닉(Urgent Care Clinic)등의 새로운 활로 개척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이 원장은 “주말이나 야간에 경증 환자들이 진료받을 곳을 찾지 못해 대형병원 응급실에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일차의료기관에서 급성기클리닉 등을 운영해 경증 환자를 진료하면 환자는 의료비를 아낄 수 있다. 상위 응급의료기관은 중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를 경험하면서 급성기클리닉과 더불어 응급실 업무 과부하를 줄이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라며 “동료의사들이 의료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함께 모색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끝으로 "비대면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한 비대면 진료 가이드라인 등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보람있을 것이라고 본다"라며 "또한 환자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거나, 유연근무를 고민하는 동료 의사들은 언제든 연락을 주고 함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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