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3.15 17:02최종 업데이트 24.03.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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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3회 당직에 100시간 일한다는 의대교수 "사직도 못하고 일도 못하겠고 암울하다"

낙수과 교수라고 지칭한 A씨, 병원에선 PA 배치로 입원환자 늘리라는데 '참담'

서울대 관계자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게시판에 주100시간 넘에 일한다는 의대 교수 사연.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의대 등 서울대학교 관계자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게시판에 주3회 이상 당직을 서고 있다는 한 의대교수 사연이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자신을 낙수과 교수라고 지칭한 A씨는 15일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주 100시간 이상 근무를 서고 있다며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고 문제 해결 여지도 없는 현재 상황이 암울하다고 하소연했다. 

낙수과는 현재 필수의료 등 비인과를 지칭하는 말이다. 

A씨는 "주 3일 당직을 서고 있다. 어제는 패혈쇼크 환자 응급실에서 심정맥관 2개 잡고 CRRT(지속적 신대체 요법)을 하고 밤 시간엔 영상의학과 교수에게 사정해 응급으로 PCN(경피적 신루설치술)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는 다행히 좋아지고 있지만 문제는 언제까지 이렇게 당직을 서야 하는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라며 "주 100시간을 훌쩍 넘게 일하고 있다. 병원에선 PA(진료보조인력)를 배치해줄테니 입원 환자를 늘려달라고 한다. 그러나 PA는 당직을 서지 않으니 교수들만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이야 하면 그만이지만 이 때문에 집에 가서 애들도 못보고 와이프는 또 애들 케어하느라 힘들어 한다"며 "지난 주말엔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와이프와 싸워 너무 우울하다. 진짜 못해먹겠다. 그만 두지도 못하고 답이 없다"고 전했다. 

A씨는 자신이 의대정원 증원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A씨는 "개인적으로 의대정원을 증원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파국으로 가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협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며 "제자리에서 버티는 것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젠 증원 여부와 관계없이 다 관심이 없다. 이러다 가정도 파탄나고 건강도 잃을 것 같아 다 그만두고 싶다"며 "교수도 사직서를 못낸다고 정부는 협박하고 협상 의지도 없어 암울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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