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8.30 06:57최종 업데이트 22.08.3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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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방난임 임신성공률 10.4%로 하락…지자체 성과 부풀리기와 왜곡은 '여전'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⑤] 경기도, 성과 왜곡 확인돼 보고서 수정…충남, 시군 자료 부풀려

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대한의사협회 한방정책특별위원회와 의료정책연구소가 바른의료연구소 김성원 고문(고려의대 의료통계학 안형진 교수 공저)에게 의뢰한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315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김성원 고문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지자체에 직접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얻어낸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김 고문은 유효성과 안전성이 미입증된 지자체 한방난임 지원사업은 오히려 난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①지자체 정보공개청구 이유 "3년간 한방난임 지원 사업 예산 57억, 객관적 근거 부족"
②2009년 대구 첫 등장→2019년 29개 지자체 참여...안전성·유효성 입증했다는 거짓 보고로 전국 확산
③2017년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 부풀리거나 허위 보고...울산 동구는 0%로 끝내 중단
④2018년 임신성공률 10%미만인 지자체가 전체의 절반...울산 중구·광주 서구·평택 중단 
⑤2019년 한방난임사업 임상적 임신성공률 평균 10.4%…지자체 성과 부풀리기, 왜곡 '여전'
 
자료=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2019년도 한방난임지원사업 참여 지자체 수가 40곳으로 늘어나며 2018년도에 이어 연속으로 사업을 하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임상적 임신성공률은 오히려 감소했고, 꾸준히 제기된 불투명한 공개정보, 성과 부풀리기를 위한 자료 왜곡 등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의료연구소 김성원 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2019년 한방난임사업 결과에 따르면, 2019년 한방난임사업의 임상적 임신성공율 평균은 10.4%로 2018년 12.2%보다 1.8%p 감소했다. 또 임신성공률이 10% 미만인 지자체 수가 전체 40곳 중 14곳으로 35%나 됐다. 경기도는 오히려 내부에서 성과 부풀리기 사례를 적발해 보고서를 수정했고, 충청남도는 시도의 자료와 데이터가 맞지 않는 등 눈에 띄는 자료 왜곡의 정황이 포착됐다.

2019년 지자체 40곳, 1883명 대상 한약 복용과 침구치료 시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도에는 8개 광역지자체와 20개 시군구 지자체, 그리고 서울시 12개의 자치구에서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했다. 2019년도 40개 자지체의 한방난임사업 최종선정자는 1883명이며, 여성은 1469명(78%), 남성은 414명(22%)이었다.

2019년 한방난임사업에는 부부가 동시 참여하는 지자체가 늘어났는데, 전체 40곳 중 19곳(47.5%)로 과반에 육박했다. 서울 강서구, 관악구, 성동구, 용산구 등 4개 자치구는 사업대상자 전부가 부부였다.

최종선정자 1883명 중 중도탈락은 184명(9.8%)로 1699명(90.2%)이 사업을 완료했다. 여성 최종선정자는 1469명 중 151명(10.3%)이 중도탈락해 1318명(89.7%)이 사업을 완료했다. 남성 최종선정자 414명 중 33명(8.0%)이 중도탈락해, 381명(92.0%)이 사업을 완료했다.

2019년도에 40개 지자체가 한방난임사업에 실제 지출한 금액은 총 25억 629만원에 달했다. 경기도가 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충청남도가 1억 9300만원, 전라남도가 1억 2600만원, 부산광역시가 1억 1400만원, 서울 강서구가 7500만원으로 지출액이 높았다.

2019년도 40개 지자체의 한약복용 기간 평균은 3.6개월(범위 3~5개월)이었다. 대부분 3~4개월 동안 한약을 복용했으나, 김포시와 군산시는 5개월 동안 한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침구치료 기간은 평균 4.2개월(범위 3~6개월)이었다.

한방난임치료 후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적관찰 기간 평균은 3.7개월(2~12개월)이었다. 한방치료 기간과 추적관찰 기간을 합한 총 사업기간 평균은 7.4개월(범위 6~17개월)이었다. 군산시가 17개월로 제일 길었고, 그 다음으로 부산광역시, 서울 관악구, 익산시 등은 10개월이었다.

난임 원인 비공개 여전, 성과 부풀리기 사례 적발

2019년도 사업에서 대상자의 난임 원인을 공개한 지자체는 40곳 중 4곳(10%)에 불과해, 2018년도 6곳에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 4개 지자체의 난임 원인을 보면 원인불명 난임이 76.1%로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고, 그 외 배란요인, 자궁요인, 난관난소 요인, 남성요인 등이 각각 13.1%, 3.0%, 2.6%, 2.6% 등을 차지했다.

2019년도 한방난임사업은 2018년도 사업과 마찬가지로 임신확인서, 임신진단서 제출이나 보건소 임산부 등록과 같은 확실한 근거로 임신성공을 확인한 지자체가 드물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임신 성공을 확인한 지자체는 임신 성공 확인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35개 지자체 중 경기도, 부산광역시, 서울 금천구, 서울 성북구 등 단 4곳(11.4%)에 불과했다.

2019년도 한방난임사업에서도 난임치료에 의한 임신성공률 등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의과 난임시술로 임신한 대상자를 한방난임치료의 효과에 포함시킨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특히 경기도는 자체적으로 한방난임치료 성과가 아닌 의과 난임시술에 의한 임신 성공사례를 분별해 제외하기도 했다. 

기존 경기도 사업결과 보고서에는 치료를 완료한 238명의 여성 중 47명이 임신해 임신율이 19.7%로 보고됐다. 하지만 경기도 사업결과 보고서 작성자들 스스로 임신성공자 중 4명이 다태아 임신인 사실을 이상하게 여겨 사후조사를 벌였고, 임신에 성공한 이들 중 9명이 임의로 의과 시술을 병행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경기도 한방난임치료 임신성공률은 19.1%에서 9.4%로 수정됐다.

보고서는 “바른의료연구소 연구진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의과 난임시술로 임신한 대상자를 한방난임치료의 효과에 포함시킨 사례들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경기도 보고서 작성자들이 경기도의 결과보고를 그대로 인용하지 않고 직접 조사해 이런 사례를 밝혀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충청남도는 충청남도 보고서와 시군 지자체가 보고한 사업결과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오류가 확인됐다. 충남 보고서에서는 한방난임치료 및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을 모두 포함한 총 임신성공률이 14.4%였는데, 시군이 보고한 수치는 15.8%이었다. 이에 반해 한방난임치료의 임신성공률은 충청남도 보고서가 12.8%이지만, 시군 보고 결과는 3.4% 낮은 9.4%이었다. 

보고서는 “2019년 한방난임사업 임신충남 보고서에 수록된 데이터의 원자료(raw data)는 각 시군 지자체가 보고한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두 자료가 다르다면, 시군 지자체가 직접 보고한 원자료가 더욱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충남 사업결과는 시군 지자체가공개한 자료를 이용했다”며 “광역지자체 사업의 경우, 시군 지자체의 사업결과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원자료가 왜곡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 13.3%에 불과

2019년도 40개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은 7.6개월의 사업기간 동안 최종선정자 1883명 중 197명이 임신해 최종선정자 기준 임상적 임신성공율 평균은 10.4%(범위 0~30%, 표준편차 7.2%)였다(사업완료자 기준 11.5%).

보고서는 “2019년도 사업에서 한방난임치료로 임신되지 않아 보조생식술을 통해 임신한 대상자는 64명이었다.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이 한방치료의 임신성공에 포함됐다면, 최종 선정 치료단위 기준 임신성공률은 13.3%가 아니라 17.7%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40개 지자체 중 임신성공률이 0%인 곳은 서울 강동구와 마포구 등 2곳이었다. 1~10%인 곳은 군산시, 군포시, 서울 노원구, 서울 관악구, 김포시 등 12곳이고, 10~20%인 곳은 서울 은평구, 인천 연수구, 광명시 등 18곳이었다. 20~30%인 곳은 인천 남동구, 제주도 등 8곳이었다.

따라서 임신성공률이 10% 미만인 지자체 수가 14곳(35%)이나 됐고, 20% 이상은 8곳(20%)에 불과했다. 임신결과를 공개한 24개 지자체에서 한방치료에 의한 임상적 임신성공자 76명 중 20명이 유산해 자연유산율 평균은 26.3%이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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