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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도 바뀌는데 의료계 성평등 현주소는... 전공의 모집부터 교수 임용까지 "여자니까 안 된다"

    특수한 분야라고 성차별 합리화 안 돼... 할당제 등 여성 의사 목소리 나올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기사입력시간 19.05.25 06:47 | 최종 업데이트 19.05.25 10:15

    사진: '의료계의 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심포지엄.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지난해 여성 의료인들은 의료기관 내에서 성평등 수준을 묻는 질문에 2011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 의료계 성평등의 현주소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의사들은 전공의 모집 과정부터, 전임의·교수·봉직의 채용 과정뿐 아니라 승진, 연봉협상, 조직 내 의사결정 과정 등 직업 활동을 하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태조사에서 확인된 여성 의사들의 차별 경험과 증언만 보면 의료계에서 '여성'은 낙인이나 다름 없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성 의사 할당제 등으로 여성 의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여성 의사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는 노력과 이를 지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편, 임신과 출산이 여성 의사를 차별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 만큼 이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되 임신한 여성 의사의 모성보호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여자의사회는 24일 의협임시회관에서 '의료계의 성평등,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여자의사회는 이날 심포지엄을 기회로 의료계 내 만연한 성차별 관행을 개선하고 나아가 여성 의료인의 리더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한국여자의사회 신현영 법제이사.

    전공의 모집부터 교수 임용, 승진까지 일평생 차별받는 여성 의사들

    한국여자의사회 신현영 법제이사는 전공의 선발부터 교수 임용, 취직, 승진 등 전반적인 직업 활동 과정에서 성차별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가 되는 특정 과에서 관행적으로 성차별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향후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는 선발과정에서 투명성, 공정성 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의료계의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대한민국 남녀 의사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시행된 의료계 양성평등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 응답자는 1170명으로 응답자의 약 70%는 전공의, 응답자의 3명 중 2명은 여성이었다. 

    신 이사는 "레지던트 지원 과정에서 여성 의사 선발 기피 현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신과, 정형외과 등은 아예 여성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통으로 내세워 지원 단계부터 여성을 막는 사례가 있었다"면서 "원인은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이 팽배한 탓이다. 여성의 체력이 부족하고, 결혼·임신·출산을 한다는 이유로 차별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헀다.

    그는 "임신 전공의의 주 40시간 근무가 화제가 되자, 이를 이유로 여성 전공의에게 책임을 전가해 여성 의사를 선발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는 경향도 설문조사 결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는 "전임의 지원 과정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많았다. 여성 지원자가 많은 경우에 지원을 철회하도록 유도했다"면서 "결혼 생각이 없어도 계속 결혼 이야기를 꺼내고, 출산하지 말라거나 출산을 하더라도 아이를 한 명만 낳으라는 강요까지 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업적에 상관 없이 남성을 우선 선발하는 경향이 확인됐다"면서 "논문실적과 무관하게 남자를 뽑겠다고 공공연하게 발언하고, 하부전공과 상관 없이 남자 전임의가 발령되는 사례도 있었다. 같은 조건이면 여자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언행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전공의 모집, 전임의 지원 과정에 이어 교수임용 과정에서도 유사한 성차별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을 교수임용에서 배제하는 방식은 남성만을 원해서 지원 자체가 불가한 경우, 노골적인 남성 선호 사례 등으로 나타났다"면서 "심지어 면전에서 여성을 거부하는 표현을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우리 병원에 여자 교수는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고 말하는 교수도 있었다"고 말헀다.

    그는 "이뿐 아니다. 여성에게는 남성보다 더 우수한 업적, 월등한 실적을 요구하는 것을 당연시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탈락하고 배제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헀다.

    의료계 내에서 여성 의사에 대한 차별은 채용 과정뿐 아니라 일상에서 혐오표현으로 나타났다. 

    신 이사는 "조사 결과, 여성 의사의 업무 수행에 대한 편견도 드러났다. '여성은 결혼하면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 '여자라서 환자들이 안 올 것이다' 등의 발언 사례가 확인됐다. 또 같은 과에 여성 교수가 한 명 더 임용됐을 때, '이제 니네 병원 망했다' 등의 발언도 있었다"고 말헀다.

    취직 과정에서 여성 의사에게만 유독 남자친구 유무, 결혼 계획, 임신 및 출산 계획 등 사생활을 묻고 차별을 합리화하는 명분으로 삼는 행태도 드러났다. 이러한 차별은 연봉 협상 및 승진 과정에서도 반복됐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언권 묵살, 따돌림, 주요 보직에서 배제 등으로도 이어졌다.

    신 이사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임금이 낮은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보직자는 남성이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각종 인사위원회에서 배제되고, 상급자인 여성 의사를 건너뛰고 아래 직급인 남성 의사에게 의견을 묻는 등 의사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의사에 대한 성차별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출산, 육아, 가사 등이 여성 의사에 대한 차별 원인 1순위로 꼽혔다.  그 외에 여성 응답자들은 남성 기득권, 기회부족, 멘토 및 인맥 부족 등 남성중심의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면서 "개선방안으로 출산 및 육아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답변이 1순위로 꼽혔다. 남녀 모두 성차별 등 의료계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남녀 의료인의 인식 차이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남성 의사들은 성차별 원인으로 여성이 경쟁 및 성공지향성이 낮고, 리더십이 떨어진다고 응답했다. 또 남성 의사들은 성차별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여성의 실력과 성과 강화'라고 답해, 여성 의사들이 '남성 중심의 의료계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답한 것과 달리 개선의 책임을 여성 의사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나윤경 원장.

    여성학 필수 과목으로 도입한 군... 의료계도 스스로 젠더 평등 비전 찾아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나윤경 원장은 의료계를 군대에 비유했다. 나 원장은 신체적 능력을 바탕으로 직업 활동을 수행하는 군대, 체육계, 예술계 등과 마찬가지로, 수술 등 각종 의술을 쓰는 의료계 또한 폭력과 훈련의 기준이 모호해 그동안 폭력을 폭력으로 보지 못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군대가 최근 육사를 시작으로 여성학 수업을 필수 과목으로 도입하는 등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의료계도 의료계에 맥락화된 젠더 평등의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윤경 원장은 "의술을 익히는 것은 몸을 그러한 방식으로 훈련한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그동안 의료계 폭력이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졌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군대, 체육계, 예술계와 다르지 않다"면서 "특히 의료계는 생물학적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너 때문에 환자가 죽을 뻔 했잖아'라는 명분으로 선배가 후배에게, 교수가 전공의에게 뺨을 때리고 정강이를 걷어차는 폭력이 정당화 됐다"고 지적했다.

    나 원장은 생물학적 생명이 아니라 사회적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여성이 여성으로서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계는 생물학적 생명은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서도 사회적 생명은 경시한다. 이제 전 세계는 사회적 생명권, 그냥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아니라 존엄하게 사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며 "의료계에서 여성이 존엄성을 가지고 의료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헀다.

    나 원장은 "이런 사례를 들었다. 어떤 의대 교수가 수업 시간에 여성의 유두로 보이는 듯한 사진을 화면에 띄우고 혼자 낄낄 웃었다. 알고보니 유두가 아니라 콧등에 난 염증인데 클로즈업을 하니 마치 여성의 가슴처럼 보였다. 이 교수가 교실에 있는 여학생들의 사회적 생명권을 존중했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헀다.

    나 원장은 "우리나라 군대도 변하고 있다. 최근 국방부는 제네바에 근거지를 둔 국제기구인 'DCAF(디카프)'가 주장하는 '좋은 안보(Good Security)'의 개념을 받아들였다. '좋은 안보'란 젠더 평등을 전제로 하는 국민의 안전을 뜻한다"면서 "2019년에 입학한 육군사관학교 1학년부터  여성학 수업을 필수 과목으로 듣는다. 대규모 강당에서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듣는 그런 강의가 아니라 25명씩 인원을 제한해 질을 높인 강의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학 수업 필수 교육은 육군사관학교를 시작으로 2학기부터는 공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로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나 원장은 군대가 변화를 선택한 이유로 군 리더 양성, 다양성 수용, 우수한 인재 수급 등 생존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장은 "우리나라 군대가 최근 고민하는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더 이상 군대가 매력적인 곳이 아니라서 말뚝 박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결혼이주여성의 자녀들이 3년전부터 군에 입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면서 "군은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한 방법으로 '좋은 안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 변화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미국의 어느 병원에서 일하는 유일한 아시아인 남성 의사라고 가정해보자. 혼자 아시아인 남성일 때는 내 영어 발음이 별로인지는 않은지 등 스스로 위축될 수 있다. 그런데 병원에 아시아인 남성이 여럿이면 어떨까. 다른 아시아인 남성들이 있기 때문에 눈치를 덜 볼 수 있다.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원장은 "여성도 마찬가지다. 고작 여성 한 명을 뽑고서 그 여성이 우수한 인재이길 바라면 안 된다. 혼자일 때와 여럿일 때 발휘하는 잠재력이 다르기 때문이다"면서 군이 많은 여성을 받아들여 인력 수급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여성 의사 한 명만 뽑고서 '여성 의사는 일을 어떻게 하더라'라고 평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소수자의 전략은 연대였다. 연대는 직급·나이 등과 상관 없이 함께 해야 한다. 선배가 후배에게 '우리 땐 너네보다 더했다' 그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의료계도 군이 받아들인 '좋은 안보'의 개념처럼 '좋은 의료'의 개념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의료계에 맞는 젠더 평등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특수한 분야라고 성차별 합리화 해서는 안 된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안서연 이사는 의료계 내에서 관행처럼 행해졌던 여성 의료인에 대한 채용, 업무수행 과정, 임금 등에 대한 차별이 남녀고용평등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국가인권위원회법 위반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위반시 사업주가 수사기관에 고소·고발, 인권위 진정, 민사 소송 등 책임을 지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계가 특수한 분야라고 합리화 해서는 안 되고 법이 담고 있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이사는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된 차별이 법적으로 위반 사항이라고 짚었다. 그는 "전공의는 피교육자이면서 근로자 신분이기 때문에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을 받는다. 모집 과정에서 면접관이 여성 지원자에게 결혼, 임신, 출산 등 질문을 하거나 미혼 조건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위법한 행위다"며 "피해가 발생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면 수사를 거쳐 사건이 검찰로 이관된다"고 말했다.

    안 이사는 "임금 차별, 보직 배제, 퇴직 종용 등도 마찬가지로 법에 위반된다"면서 "성차별로 인해 소송이 제기됐을 때 입증책임은 사업주가 지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법은 소송 청구인이 입증을 하도록 돼 있지만 남녀고용평등법에서는 입증책임을 전환해 사업주가 입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헀다.

    안 이사는 "국가인권위원회는 2008년에 일률적으로 6개월 추가수련을 요구한 방침에 대해 업무수행과정에서 출산을 이유로 일률적으로 6개월 추가수련을 요구한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추가수련에 관한 기간을 검토할 때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전공의법은 주당 100시간 이상 근무하던 전공의들이 80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사실 80시간 근무도 통상 근로자들의 근무 시간에 비하면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80시간 제한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법은 다를 법률에 우선해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성 전공의에 대한 출산 전후 휴가에 관해서는 근로기준법을 따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법을 이유로 출산 가능성이 있는 여성 지원자를 더 기피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이사는 "의료계라서 특수한 분야니까 그렇다고들 한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렇게 특수하고 공익적인 성격이 있는 분야인 만큼 의료계가 더 차별을 없애야 한다. 의료계가 공익을 위한 직무를 수행하고, 특수하다고 해서 차별하는 일에 면죄부를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결론적으로 근로기준법을 확실히 따라야 한다"고 말헀다.

    그는 "모성보호는 헌법에도 실린 헌법적 가치다. 실제로 임산부들 중에서는 출산을 앞두고 직업적 성취나 업무 성과를 위해 더 일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은 임신한 근로자가 일을 더 하고 싶다고 해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우리 사회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말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의료 분야가 공공성이 있는 만큼 원칙에 따라 임신한 근로자의 모성보호를 더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의료계의 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심포지엄.

    여성 의사들 목소리 낼 수 있는 의료계 환경 조성 필요

    이어진 토론에서는 여성 의사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 이건정 국장은 여성 의사의 인권 향상을 위해 정책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 국장은 "복지부에서 나와야 하는데 여성가족부에서 나왔다. 여자의사회가 정부와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계 성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 정책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여가부는 지난해부터 공공과 민간에서 여성 대표성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병원과 협약해 여성 대표성이 어떻게 자율적으로 증가하는지 목표 세우면 여가부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연구주제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파트너십을 만드는 방식으로 정책적 틀을 활용하기를 권한다"면서 "미국 페미니즘 역사를 보면 여성 의사의 참여가 많았다. 여성의 몸의 건강과 권리 문제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그런 의사를 찾기 어렵다. 여성 의사들이 의술만 할 게 아니라 권리 의식에 관심을 가지고 연대해 후배를 양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대의원회뿐 아니라 지역 의사회 등에서도 여성 의사들이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의협 대의원회 246명 중에 여성 의사는 6~7명 된다. 약 3.7% 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면서 "의협 임원, 각 위원회, 광역시도의사회 임원 등에서도 여성 임원 숫자가 미미하다. 여성 의사의 비율이 적다는 것을 의료계가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여성 의사들이 활발하게 참여해야 한다. 의협에 대한 회무는 참여하면서 배우면 된다. 그리고 여자의사회에서 추천만 하지말고 여성 의사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추천만 하면 파워가 안 생긴다. 조직화, 활성화 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가 여의사회 내에 있으면 좋겠다"면서 "의협 정관에 여자의사회가 들어가는 것고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헀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희철 이사장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여성 의사에 대한 차별을 개선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한 이사장은 "미국 NBC에서 발표한 콧수염 지수라는 것이 있다. 미국 50대 대학병원 고위직 의사 1018명을 대상으로 콧수염을 기른 고위직 남성 의사의 비율은 19%(190명)였다. 하지만 고위직 여성 의사의 비율은 콧수염이 있는 고위직 남성 의사의 비율보다 적은 13%(137명)에 그쳤다"면서 "콧수염 지수는 여성 의사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차별지표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지난 1월에 의과대 학생들 인권 실태조사에서 여학생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의과대 협회는 매년 졸업시에 재학 동안 겪은 인권 문제를 모니터링하고 이 지표가 특별하게 변하는 경우에 조사를 하기로 했다"면서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도 유사한 방법으로 대처하면 좋을 것 같다. 상시 모니터링을 시작하고 변화를 지켜보면서 나아가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그간 병원에서 지켜지지 않은 모성보호에 대해 지적하면서 이제라도 병원이 여성 의사를 위해 모성보호를 지키고 임신한 의료인을 위해 근로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임신 전공의 근로시간과 관련해 의료계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공의법 자체는 수련시간 제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모성보호는 여성 전공의뿐 아니라 모든 여성 의사들이 근로기준법에 따르는 것이 맞다"면서 "그동안 의료계는 병원에서 모성보호를 지키지 않았다. 때마침 전공의법이 제정돼 전공의법 탓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의료계는 2016년이 되어서야 그동안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각한 셈이다. 이제라도 병원에서는 여성 의사를 위한 모성보호를 준수해야 한다. 또 임신한 여성 의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병원이 근로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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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다연 (dyjeong@medigat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