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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으로 신약개발하기

    [칼럼] 배진건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상임고문

    기사입력시간 19.01.04 05:53 | 최종 업데이트 19.01.04 09:51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두 원이 서로 거리가 있으면 만나지 못한다. 두 원의 중심 거리가 가까워질 때 접점이 생기고 더 가까워지면 공통현은 커진다. 서로 다른 분야 간의 협업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신약개발의 만남도 서로 다른 원이 떨어져 있는 상태로 소통하다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접점을 만들고 나아가 공통현을 넓혀가는 작업이 핵심이다.
     
    인공지능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갑자기 쏠리게 된 것은 '알파고' 때문이다. 2016년 3월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의 천재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해 승리했다. 그 이후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고, 신약개발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필자도 신약개발의 원 안에 있는 사람으로서 인공지능의 원을 만나고 싶은 간절함이 생겼다.

    국내외 많은 회사들이 신약개발의 여러 단계에 인공지능 플랫폼 기술을 접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회사인 ‘투자아(twoXAR)’도 그 중의 하나다. 앤드류 A. 레이딘(Andrew A. Radin)과 앤드류 M. 레이딘(Andrew M. Radin), 이름이 같은 두 사람이 만나 2014년 창업한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스타트업이다.

    사 이름은 두 공동창업자의 이름대로 '두 명의 Andrew Radin'이라고 지었다. 'two X AR(two times AR)'을 의미한다. 창의적인 작명이다. Andrew A. Radin 대표이사와 Andrew M. Radin CMO(chief marketing officer)로 역할 분담을 했다.

    투사는 방대한 생체의학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에 학습시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회사다. 그 신약후보물질은 사람의 정보관리 및 검색 능력으로는 찾아낼 수 없는, 창의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다. 반면, 이론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에 결국은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와 파트너십 협력을 체결해 투사가 발굴한 신약후보물질을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로 업그레이드시켜 개발하고 증명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그러기에 투사는 다양한 제약회사나 바이오텍과 협업하는 모델로 현재 자체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그리는 원만으로는 반쪽짜리임을 잘 알고 취한, 그들의 현명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지난해 7월 24일 두 공동창업자는 한국바이오협회와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 바이오스타트업 콜라보 with twoXAR' 행사에 참여해 회사 소개 및 국내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기업, 벤처캐피탈리스트와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다. 이를 전후로 국내외 많은 바이오회사들과 협업 논의를 진행했고 이는 인공지능 기반 회사로서의 투사 입장에서의 전략을 반영한다.

    한편 퇴행성뇌질환, 면역항암제 및 희귀질환 혁신 신약 개발사인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는 신약개발쪽 원에 해당된다. 한국 소재의 중소 바이오텍이 글로벌 제약사와 승부하기 위해서는 개발의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을 기해야 한다.

    퍼스트바이오는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인실리코 툴을 활용해 효율적인 신약개발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기반기술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추가하기에 유리한 구도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AI라는 원을 만난다면 그리고 그 만남이 성공적이라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전략 구사다. 

    지난 6개월간 퍼스트바이오와 투자아는 각자의 원을 겹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무르익어 성숙 단계에 이른 인공지능 플랫폼과 초기 단계의 신약개발 플랫폼이 서서히 만나서 접점을 이루고 공통현을 키우는, 매우 의미있고 흥미로운 논의 과정이었다.

    신약개발과 인공지능이 잘 만나려면, 또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공지능이 새로운 신약 선도물질을 도출해내려면, 또는 사람이 오픈소스의 자료를 뒤져 찾아내거나 상상할 수 없는 물질 후보군을 찾아내려면, 또는 이후 실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선상에 놓여 동물과 사람에게서 증명하기에 적절한 제안을 해내려면, 과연 어떤 타겟 질환군과 환자군과 개발전략이 가장 적합할 것인가?

    이에 대한 공통의 답을 찾아가는 협업 논의가 수개월 간 뜨겁게 진행됐다. 이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 전문가가 신약개발에 가담하게 되고, 신약개발 전문가는 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얻게 됐다.

    두 원이 만나는 순간은 지난 10월 16일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AI Pharma Korea 2018' 컨퍼런스가 10월 15일에 하루 종일 코엑스에서 열렸고. Andrew M. Radin이 발표자 중 한 사람이었다.

    다음날인 16일 아침에 투사 측이 퍼스트바이오를 방문해 공동개발 및 공동투자 주요계약조건을 포함한 텀싯(Term-Sheet)에 서명했다. 최종 계약 체결 소식은 1월 3일 자로 외부에 공개됐다. 양사의 결론은 악성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 multiform, GBM) 치료제의 공동개발이다.

    왜 교모세포종인가? 교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의 일종으로 환자의 생존기간이 불과 15개월에 불과한 공격적인 암이다. 미국의 존 매케인 상원도 진단받은 지 일년만에 세상을 떠났다. 현재는 테모졸로마이드 화학방사선요법(Temozolomide chemoradiotherapy)이 표준치료요법이다.

    필자는 필자가 근무했던 쉐링프라우(Schering-Plough)에서 어떻게 테모졸로마이드를 개발하는지 옆에서 지켜봤다.

    영국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시작돼 쉐링프라우의 개발팀에 의해 신약으로 개발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약의 개발 주역 중의 가장 큰 손인, 연구개발 총책임자 스파이스핸들러(Spicehandler) 박사가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테모졸로마이드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만큼 교모세포종은 환자 예후가 좋지 않기로 악명높은 악성종양으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높은 질환이다. 고전적인 방법의 신약개발의 한계를 드러낸 분야인 악성 뇌종양 분야에서 과연 인공지능이 실력을 발휘할 것인가?

    필자는 지난해 8월 17일에 '바둑의 신(神)은 강림(降臨)하셨는데 신약개발의 신은 언제 내려오실까?'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썼다. 인공지능이라는 툴을 통해 바둑의 신 뿐만 아니라 신약개발의 신이 빨리 강림할 수 있도록 서로 공생하고 서로 보완하여 윈윈(win-win)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그 칼럼의 골자이고, 이번 투자아와 퍼스트바이오의 협업이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 AI 플랫폼을 가진 연구진과 고전적인 신약개발의 개발진이 제대로 만난다면 실제 5년이 걸릴 일을 6개월 만에 끝내는 역사가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다학제간(interdisciplinary) 혹은 학제를 넘어선(transdisciplinary) 협력의 시작은 오히려 간단하다. 열린 마음을 가진,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책상에 앉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그리고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원을 합쳐가는 열린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퍼스트바이오와 투자아가 함께 그릴 공통현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초의 혁신 신약의 탄생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해 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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