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성은 지난해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2030세대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들의 ‘패닉바잉’이 주춤해진 것이다. 대출 규제로 집을 살 여력이 줄어든 데다, 금리 인상 예고가 상대적으로 가용 자산이 적은 청년층의 매수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매수인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을 매수한 사람 중 2030세대가 차지한 비중은 55.38%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61.62%와 비교하면 6.24%포인트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 지속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2030세대는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고 2020년부터 ‘영혼까지 끌어모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생애 첫 부동산 매수 비중은 2020년 4분기 63.38%까지 치솟았고 2021년 들어서도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 57.37%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한풀 꺾이더니 올해 들어 감소세가 확연해진 것이다.
결정타는 대출 규제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10월부터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대출이 더 어려워졌다. 최근 시장 불확실성으로 전반적인 거래 자체가 드물어지고 그나마 나오는 물건들도 2030세대의 자금력을 훌쩍 상회한다는 점도 ‘관망세’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중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초과∼102㎡ 이하) 값은 10억918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섰다. 서울로 한정하면 16억1059만원에 달했다. 6억원 초과 주택은 서민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없고 15억원을 초과하면 아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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