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평당 65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일반분양 청약에서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잠실 더샵 루벤’이 미계약 물량이 발생하며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5~6일 일반분양을 실시한 서울 송파구 잠실 더샵 루벤(송파 성지아파트 리모델링)은 평당 6500만원대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29가구 모집에 총 7310명이 청약 접수하면서 평균 25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 최초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시도하는 이 단지는 기존 298가구에서 327가구로 탈바꿈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해 29가구를 분양하다보니 분양가가 매우 높다. 3.3㎡(1평)당 분양가는 6500만원으로 기존 분양가 1위였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3.3㎡당 5668만원보다 1000만원가량 높은 가격이다. 일반분양으로 공급되는 전용 106㎡형 기준으로 분양가가 25억9180만원~26억4700만원으로 대출 상한선인 15억원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1순위 청약 마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과 달리 당첨자·예비당첨자 계약 기간 내에 일반분양 물량인 29가구 모집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잠실 더샵 루벤 측은 미계약자가 다수 발생해 이날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고분양가에도 잠실 더샵 루벤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강남권에서 보기 드문 중대형 신축 단지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특히 분양 물량이 29가구 이하인 탓에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 제한이나 실거주 의무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를 이용해 단기 차익을 노리는 유주택자·2030세대 등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단지 청약·예비청약 당첨자들이 ‘초피(초기 프리미엄)’를 받고 매도하겠다는 게시글이 대거 올라와있다.
잠실더샵루벤 분양 관계자는 “당첨자 중에 20대 청년층이 많다보니 계약금을 충당하지 못해 미계약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계약금을 지불하기 전에 전매를 통해 단기차익을 보려는 투자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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