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20 12:00

"車보험 나이롱환자 규모 6484억원, 경기 나쁘면 과잉진료 증가"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규모가 6400억원대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일명 나이롱환자가 늘어날 수 있고 이는 자동차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보험연구원의 '경제환경 변화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과잉진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7개 시도별 대인배상 청구율과 1인당 진료비를 통해 산출된 상해급수 12, 14급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규모는 6468억원이다. 이는 2019년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진료비의 64.5%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지역별 대인배상 청구율과 1인당 진료비로 추산된 허위청구 진료비는 1115억원이고 허위청구 인원으로 의심되지 않은 경상환자에 대한 부풀려진 치료비를 지역별로 합산한 규모는 5353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과잉진료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한 가지 유형이다. 경미한 상해를 입었지만(외생적 환경변화) 자기부담금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고(보장 범위 확대), 합의금 등 보상금을 목적으로 상해 수준보다 더 진료를 받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과잉진료는 극단적으로는 보험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 적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자동차보험 보험사기의 63.4%는 과잉진료와 관련이 있었다. 자동차보험 보험사기 규모는 3829억원으로 보험사기 전체 규모 8986억원의 42.6%를 차지했다.
문제는 경제상황이 어려워질수록 과잉진료 우려도 커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실업률, 소비자물가상승률과 대인배상 청구율은 비례 관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업률이 높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자동차 운행(혹은 유지) 비용이 크기 때문에, 사고 발생에 따른 보상심리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상승은 손해액 증가율 확대, 대인배상 청구율 상승을 통한 과잉진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잉진료 규모 6484억원은 손해율 4.6%p, 보험료 3만1200원 인상 효과와 동일하다"며 "손해액 증가와 과잉진료 확대는 보험료 조정 압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연구위원은 "과잉진료 확대를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측면에서의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금과 과잉진료 증가에 따른 보험료 상승 압력을 억제할 수 있는 보상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