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18 09:49

한숨 깊어지는 유업계…판매부진 장기화에 원유 처리도 '골치'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우유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우유 소비량이 급격히 준 데다가 저출산 기조도 이어지면서 원유 처리 문제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18일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소매점 우유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조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244억원보다 6.9% 감소했다. 과거 3개년(2018~2020년) 연 평균 성장률도 0.77%로 1%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업체별로 보면 같은 기간 서울우유는 4627억원에서 4515억원으로 우유 매출액이 2.4% 감소했고, 남양유업은 1489억원에서 1377억원으로 7.5% 줄어들었다. 또 빙그레는 1468억원에서 1362억원으로 7.2% 줄었고, 매일유업은 1348억원에서 1149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초·중·고교 등교 제한이 시작되면서 급식 우유 납품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이 타격이 컸다. 전면 등교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부분 등교를 택한 학교도 많아 정상화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쇄 작용으로 일부 업체는 잉여 원유 처리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평년 대비 많아진 잉여유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0년엔 급식 계획 물량 대비 25~30%만 납품이 이뤄졌고 지난해엔 40~50%가량 납품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은 셈이지만 올해도 학교 우유 급식 상황과 기후 변화 등에 따라 변수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은 일단 생우유 생산과 가공유, 분유 제조 등을 통해 최대한 원유를 처리하고 있어 현재는 잉여유가 거의 없다는 입장이지만 출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유는 저장성이 없어 최소 이틀 안에는 소진해야 하는데 모든 원유를 우유로 만들 순 없기 때문에 가공유나 발효유, 치즈 등을 만드는 데 쓰거나 분유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같은 양의 원유를 분유로 만들게 되면 우유 대비 판매 금액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모든 유업계가 공통적으로 출혈을 감수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분유를 생산하고 있다.
저출산 추세가 이어지면서 신생아 수가 급감하는 데다가 수입 분유 선호세가 뚜렷해 전망도 밝진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분유 소매시장 규모는 3180억원으로 전년 3337억원에 비해 4.7% 줄어드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유가공협회 관계자는 "수급 불균형은 매년 일어나는 일이긴 하나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관련 사업은 계속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소비가 늘면 원유 생산도 증량하겠지만 소비가 사라지니 감축으로 갈 수밖에 없고 잉여유 발생도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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