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18 12:39

美 국채 장단기 금리차 축소…"경기둔화 vs 침체 전조 해석 무리"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최근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차(10년물-2년물)가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향후 장단기 금리차 역전 가능성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18일 발표한 '최근 미 국채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 대한 시장 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2년 만기 국채 수익률 간의 차이가 202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 11일 이후 미 국채 10년물과 7년물간 역전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16일 장중에는 10년물-5년물 간에도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던 지난해 3월 이후 지속됐으며, 특히 올해 초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가속화되면서 축소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3월 31일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이는 158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된 뒤 이후 축소 전환해 지난 17일 26bp 수준으로 2020년 3월 10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고점 대비 132bp 하락한 것이다.
한은은 "과거 1980년대 이후 6차례(80년, 82년, 91년, 01년, 09년, 20년)의 경기침체 기간에 앞서 모두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이 발생해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기한다"며 "다만 2020년 경기침체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인 만큼 2019년 발생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직전 사례들처럼 예측지표로 작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최근의 금리차 축소를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경기 우려에 따른 장기물 금리 하락의 결과라기 보다는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로의 전환이 빠르게 단기물 가격에 반영된 결과란 주장이다. 또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금리인상 사이클의 후반에 주로 나타나는 데 반해 지금은 금리인상기의 초반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기침체 예측지표로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의 유용성이 과거에 비해 약화됐다는 시각도 있다. 고령화, 생산성 하락 등 중립금리 수준이 구조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립금리의 절대수준이 낮을수록 Fed의 금리인상에 따른 금리차 역전 가능성은 기계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견조한 미 장기채 수요, 유동성 제약에 따른 금리변동성 확대 등도 이를 뒷받침한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은 미국의 경제 여건이 기업이익 전망치의 상향 조정, 가계 소비 호조 등에 비춰 여전히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장단기 금리차 자체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인플레이션 영향 장기화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인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 제재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하락 속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경우 올해 중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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