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남성이 백화점 명품가의 ‘큰손’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백화점들은 해외 명품 남성 전문 매장을 열고, 남성 전문관을 리뉴얼하는 등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백화점 남성 해외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45% 신장했다. 이 중 2030세대 매출 신장률은 56%로 전 세대 평균을 상회했다. 현대백화점 남성 명품 매출 증가율은 122.3%에 달했다. 신세계도 지난해 남성 럭셔리 매출이 전년 대비 56.1% 상승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남성 고객의 명품 관련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크고, 성별과 관계없이 옷을 입는 ‘젠더리스 스타일’이 유행하며 여성 고객의 시선을 끈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남성복을 작은 사이즈로 구입해 입거나, 남성 지갑 등을 구매해 사용하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도 이 같은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들은 이에 남성 전문관을 만드는 등 리뉴얼을 단행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 디올 남성 부티크를 열었다.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가 디자인한 레더굿즈, 슈즈 등을 비롯한 디올 남성 컬렉션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본점 5층을 남성 고객을 위한 해외패션 전문관으로 바꿨다. 영업면적도 기존 2315㎡(약 700평)에서 4960㎡(약 1500평)로 2배 이상 확대했다. 현재까지 디올을 포함해 32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 IWC의 카페도 국내 최초로 남성 전문관에 들여왔다.
신세계백화점은 10년 전 강남점에 첫 번째로 남성 전문관을 선보인 바 있다. 2016년에는 6층 본관 전체와 7층 신관에 국내 최대 규모 남성관 ‘멘즈살롱’을 열었다. 센텀시티점도 남성 전문관 보강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펜디, 루이비통에 지방 최초로 톰포드 매장을 열었다. 강남점에서는 지난달부터 로에베 남성 모노숍을 단독으로 열고 300여종의 남성의류를 선보이며 수요 잡기에 나서는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 압구정 본점을 ‘멘즈 럭셔리관’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에는 프라다 워모, 돌체앤가바나 우오모 스토어,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을 열었다. 무역센터점에도 같은 사업을 펼쳐, 국내에서 하나밖에 없는 랄프로렌 퍼플라벨 매장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무역점은 오는 4월에 구찌 멘즈를 오픈해 남성 럭셔리 부티크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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