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14 11:44

"주식보다 적금"…달라진 MZ 돈굴리기




#평소 여유자금을 주식 투자에 쏟아붓던 직장인 김선희(32)씨는 최근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했다. 어느정도 목돈을 만들어야 재투자를 통해 큰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월 50만원 정도는 안정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2년 간 안전자산을 통해서 돈을 불려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DB저축은행에서 내 놓은 최고 연 5.5% 금리의 ‘M-With 유 정기적금’은 지난 4일 출시한 지 이틀 만에 300억원의 한도가 소진돼 완판됐다. 기본금리 연 3%에 19~39세라면 연 0.5%를 주는 등 우대금리를 최대 2.5% 얹어주는 고금리 상품이다. 평소 청년층의 관심에서 멀어져있던 저축은행업계는 예상치 못한 인기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돈 모으는 청년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2030청년들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가 내놓은 청년희망적금에는 당초 예상(38만명)보다 약 8배 많은 인원인 290만명이 몰렸다. 주식, 코인 투자 등에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던 청년들 사이에서 매달 차곡차곡 안정적으로 돈을 모으는 ‘목돈 마련’ 열풍이 불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리스크 영향으로 주식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이들의 돈은 자연스럽게 금융권 저축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정책들이 불을 붙였다. 지난달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은 연소득 36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 대상의 상품이다. 매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고 만기는 2년이다. 만기까지 납입할 경우 은행 이자에 더해 정부의 저축장려금이 최대 36만원 지원되고 이자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비과세 혜택 등으로 최고 10%대 금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중은행 어플리케이션(앱)에 접속 오류 소동이 벌어질 정도로 청년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정부는 7~8월께 판매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년도약계좌도 ‘1억통장’으로 불리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출시 되기 전부터 온라인 상에서는 청년도약계좌의 조건을 분석하는 청년들의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일하는 청년 대상으로 매달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최대 40만원을 지원해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어주는 계좌다. 청년희망적금보다 대상이 확대됐고, 지원금도 많다. 다만 소득에 따라 정부의 혜택이 다르다. 연소득이 2400만원 이하인 청년은 매월 3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40만원을 지원한다. 연소득 3600만원 이하는 청년 50만원·정부 20만원, 연소득 4800만원 이하는 청년 60만원·정부 10만원, 연소득 4800만원 초과 청년은 가입자가 70만원을 내는 구조다. 연소득 4800만원 초과 청년의 경우 납입액 일부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은행들 고금리 상품 경쟁전문가들은 목돈 모으기 열풍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정부의 청년희망적금이 촉발한 관심은 조건이 해당되지 않는 청년들까지 은행들의 예·적금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축은행,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고금리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분위기는 더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신협중앙회는 지난 3일 연 최고 8.0% 금리를 제공하는 4차 플러스정기적금을 신한카드와 연계해 출시했다. 케이뱅크의 ‘핫딜적금X우리카드’는 우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기본금리 1.8%에서 우대금리 최고 연 8.2%를 적용해 연 최고 10%의 금리를 주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1일 최고 연 5.5%의 금리를 주는 ‘웰컴 첫거래우대 m정기적금’을 내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의 경우 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금리도 높아지지만 저축금리도 올리고 있고,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수신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같이 금리를 올리는 경향이 있어서 경쟁이 붙게 된다"며 "이용자 입장에서는 저금리 기조에서는 은행을 이용하는 게 인센티브가 없었지만, 이런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면 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서 은행권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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