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2월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1000억원 감소하면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연초 이후 가계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가 완화됐음에도 이례적이다. 주택대출 규제 완화 정책이 향후 시행된다면 부동산 시장 거래 활성화와 함께 대출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2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이다. 전월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월평균 20조원 가량 증가했으나 기타대출(신용대출)이 더욱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도 신용대출이 1조9000억원 가량 순감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약 1조8000억원)을 상쇄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대출 감소는 정부의 대출규제와 은행권의 관리 강화, 주택거래 둔화 및 주식 등 투자자금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평년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전체 대출 성장을 주도했다. 1~2월 누적 은행권 기업대출 증가율은 1.8%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소호(SOHO) 대출 성장률은 7개월 연속 하락했고 법인 중소기업 대출 성장률도 소폭 하락하면서 기업대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1~2월 중 총대출 증가율은 0.9%(정책모기지론 포함)를 기록했다. 통상 3월에는 분기말 효과로 기업대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1분기 대출증가율은 1%대 초반으로 높지 않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율이 일단 5%대로 진입한데다 최근 일부 은행들이 우대금리 적용을 통해 가계대출 취급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어 3월 이후로는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주택대출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되면 부동산 시장 거래 활성화와 함께 대출 수요도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으면 가산금리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은 법인 중소기업대출 중심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올해 원화대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6% 내외, 순증 기준 120조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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