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09 23:32

코로나 이후 금융·실물 불균형 심화…가계·기업 빚 증가세 금융위기 웃돌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이클과 실물사이클간 비동조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양 사이클간 괴리현상이 심화하면서 금융·실물 불균형이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용 비율이 최근 2년간 26.5%포인트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경제위기 당시 증가폭을 웃돌았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최근 우리나라 금융 사이클의 상황·특징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사이클은 2018년 이후부터 제7순환 확장국면에 진입했으며, 코로나19 이후 빠른 상승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금융사이클 심도(진폭)을 가늠하는 실질신용갭률이 코로나19 이후 단기간 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일부 산출방식에 따라서는 지난해 3분기 말 5.1%로 신용카드 사태(2002년 4분기 3.4%)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4분기 4.9%)를 상회했다.
코로나19 이후 금융사이클과 실물사이클간 괴리현상도 더욱 심화됐다.
민간신용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이 2019년 4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 2년간 26.5%포인트나 올랐는데 이는 1997년 2분기~1999년 1분기 외환위기(+13.4%포인트), 2001년 4분기∼2002년 4분기 신용카드 사태(+8.9%포인트), 2007년 4분기∼2009년 3분기 글로벌 금융위기(+21.6%포인트) 등 과거 경제위기 당시 증가폭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이클과 주택가격사이클간 강한 동조 관계가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신용과 주택가격 갭 분석에서도 과거 2005년 전후 주택가격 급등기와 마찬가지로 최근 두 사이클 모두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금융사이클과 기준금리사이클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동조 관계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역(逆)동조 관계로 전환했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금융 비동조화의 영향으로 경기둔화시 금리 인하가 신용증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결과적으로 금융사이클에 대해 경기순응적 관계를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정연 한은 금융안정국 관리총괄담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이클과 실물사이클간 괴리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금리수준, 금융기관 수신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걸친 유동성 상황, 자산가격 변화 등에 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그간의 민간신용 증가와 최근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이후 빠른 확장세를 보여온 금융사이클의 주기와 진폭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