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최근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인상한 케이뱅크가 주요 대출 상품의 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당근마켓과도 손을 잡으며 이용자 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연초부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5일부터 신용대출과 신용대출플러스·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등 대출상품 3종의 금리를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0.3%포인트(p) 낮췄다. 이에 따라 신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금리 하단이 각각 연 3.09%, 연 3.77%로 0.18%p씩 인하됐다. 신용대출플러스 상품의 금리도 최저 연 3.88%로 0.20%p 내렸다. 아파트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일제히 조정됐다. 모든 신용등급에 대해 0.1%p 낮추며 최저 연 3.09%에서 연 2.99%로 하향됐다.
예·적금 금리는 일제히 올리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최대 연 0.6%p를 올린 이후 지난달에도 일제히 연 0.3%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예금 금리는 최고 연 2.40%, 적금 금리는 최고 연 2.80%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직후 일주일 만에 예금은 금액 기준 50% 늘었고 적금은 신청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에는 자동 목돈 모으기 상품인 ‘챌린지박스’가 10만좌를 돌파한 기념으로 우대금리를 연 0.5%p씩 상향, 최대 연 2.5%로 금리를 올렸다.
IPO를 앞두고 연초부터 공격적인 확장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최근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씨티증권·JP모간을,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당초 2023년으로 전해졌지만 이르면 연내에도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실적 지표를 공격적으로 키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위치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의 제휴에 힘을 쏟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당근마켓이 내놓은 간편결제·송금 서비스 ‘당근페이’에 케이뱅크 계좌 개설해 연결하면 1인당 약 1만1000원을 지급하는 판촉행사를 진행 중이다. 다른 은행들도 당근페이와 연결하는 제휴를 맺었지만 케이뱅크는 유달리 적극적인 모습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유일하게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맺으면서 이용자를 다수 끌어모은 만큼 당근마켓과의 제휴를 통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는 셈이다. 당근마켓은 가입자 2200만명, 월 활성사용자수(MAU) 1700만명 이상인 국내 최대 규모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와 달리 인지도나 특색이 다소 부족한 케이뱅크가 연초부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하는 분위기"라며 "지난해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로 전환한 만큼 상장을 앞두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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