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08 11:21

美,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 세번째 실패…러·중과 격차 커진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시도가 미국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의 잇딴 실험 실패로 좌초되면서 관련 무기체계의 실전 배치에 나선 러시아와 중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록히드마틴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실험의 3번째 실패로 관련 무기 개발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따라잡겠다는 미국의 노력이 후퇴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당초 오는 9월30일까지 미국의 첫 전투용 극초음속 무기 생산을 승인하겠다는 국방부의 목표에서 한 발 더 멀어지게 되는 셈이다.
미국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15~20배로 움직이는 단거리 미사일이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미사일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요격할 수 없는 5500㎞ 이하 거리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한다.
보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의 지난달 세번째 극초음미사일 발사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향후 4, 5번째 실험 일정은 앞선 실험에 대한 실패조사위원회(FRB)의 검토 결과에 따라 변경될 예정이다. 공군은 향후 관련 개발 일정에 대해서도 확정하기를 피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성명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적 엄격함을 유지하면서 초기 운영 능력을 계속 공격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당초 1990년대부터 극초음속 무기체계 연구를 시작했던 미국은 1987년 12월 미국과 소련 간에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의식해 관련 개발을 잠정 중단했었다. 그러나 2019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거리핵전력조약을 파기하면서 보다 본격적인 개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극초음속 무기체계 작전 능력을 본격적으로 갖추기 전 개발 단계에서만 14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여러가지 장애물에 직면해있다"면서 "공군은 아직 총 개발비 추정치와 구체적인 개발 목표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존에 목표한 일정대로 6월30일까지 관련 실험에 성공할 경우 7~9월까지 완전 작동 가능한 미사일에 대한 주요 비행 시험이 이어질 예정이며, 록히드 마틴의 납품용 하드웨어 제조·통합 역량이 검토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미국과 나토(NATO) 동맹국들에게 밝힌 바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극초음속무기가 향후 러시아의 핵 억제 능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글라이드 차량과 지르콘 극초음속 대함 및 육상 공격용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미국 핵사령관에 따르면 중국 역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세계적으로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개발할 능력을 갖춘 나라는 많지 않다. 최근까지 프랑스와 인도가 러시아와 협력해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개발해왔다. 프랑스는 2019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네 번째로 극초음속 무기체계 개발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이밖에 호주와 일본, 유럽연합(EU) 국가들도 군수용 및 민수용 극초음속비행체를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다수 존재한다. 테네시주 민주당 소속 짐 쿠퍼 하원의원은 "미국은 중국과 많은 것을 따라잡고 있다"며 "우리가 1970년대 이후 시간을 낭비하며 읽어버린 선두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9월30일 보도자료 이상의 것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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