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07 11:27

러시아發 원자재 후폭풍…반도체·배터리 옥죄는 공급망 위기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팬데믹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최대 리스크가 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내린 진단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생긴 충격파가 글로벌 경제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무디스는 대부분의 산업군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봤다.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국내 주력산업은 물론 2차전지, 전기차 등 미래 핵심산업이 사정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핵심 주요 원자재의 공급망 현황을 심층 점검해 봤다.
반도체용 희귀가스 크립톤·네온·제논
가장 먼저 촉각을 곤두세운 건 반도체 업계다. 네온, 크립톤, 제논(크세논) 등 반도체 노광·식각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 물량 상당 부분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네온 중 28%는 러시아(5%)와 우크라이나(23%)에서 들여왔다. 제논(러시아 31.3%, 우크라 17.8%)과 크립톤(러시아 17%, 우크라 31%) 의존도 역시 높았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3~4개월치의 희귀가스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 반도체 업계가 우크라이나 사태 전 희귀가스 비축량을 평소보다 3~4배로 늘리며 수급 차질에 대응했지만 전쟁 이후 대체선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네온의 경우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도 생산하고 있지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원하는 만큼 재고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포스코와 특수가스 전문업체 TEMC가 최근 네온가스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단 생산능력은 국내 수요의 약 15%에 그친다. TEMC는 포스코와 함께 크립톤, 제논 국산화도 추진 중이지만 양산 시점은 불투명하다.
가격은 이미 오름세다. 네온가스 수입 가격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던 올 1월 t당 12만1964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평균치(5만8747달러)의 2배를 웃돌았다. 제논과 크립톤 수입 가격도 각각 83%, 52% 급증했다. 중국에서는 네온 현물 값이 올 초보다 65% 더 올랐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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