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지난달 외식 물가가 13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갈비탕, 죽, 햄버거, 막걸리, 피자 등 서민이 즐겨 먹는 메뉴 위주로 가격이 치솟아 서민들의 외식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2월 외식물가지수는 107.39로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했다. 지난 2008년 12월(6.4%) 이후 1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석유류, 외식 서비스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대 상승률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전체 외식 품목 39개의 물가가 모두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갈비탕 가격이 1년 전 보다 11.4%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뒤를 이어 죽(10.8%), 생선회(9.8%), 햄버거(9.3%), 막걸리(8.7%), 피자(8.4%), 소고기(8.2%) 순으로 많이 올랐다.
특히 분식집 메뉴인 김밥(8.2%), 볶음밥(7.9%), 라면(7.4%), 떡볶이(7.3%), 돈가스(6.1%) 가격도 크게 올라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자장면(7.8%), 짬뽕(7.6%), 탕수육(5.8%) 등 중국요리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전체 외식 품목 39개 중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보다 오름폭이 낮은 낮은 품목은 구내식당 식사비(3.6%), 해물찜(2.4%), 기타음료(2.1%), 맥주(1.6%), 소주(0.9%) 등 5개에 그쳤다.
식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상승, 수요 확대 등이 외식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외식 물가는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리지 않는 등 하방 경직성이 강해 서민들의 외식 부담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외식 서비스, 석유 가격 급등으로 2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년 100)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7% 상승,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나갔다.
한편 정부는 외식 물가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지난달 23일부터 주요 외식 품목 12개의 가격 등락률을 공표하고 있다. 죽·김밥·햄버거·치킨·떡볶이·피자·커피·자장면·삼겹살·돼지갈비·갈비탕·설렁탕 등이 포함된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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