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이어간 회사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반면 배당금을 축소한 회사는 비판을 받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1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023년 2월20일까지다.
메리츠화재를 비롯한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증권 등 메리츠그룹은 배당성향을 낮추는 대신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등을 통한 주주가치 상승에 나서겠다고 지난해 밝힌 이후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오고 있다.
지난해 발표 초반에는 단기간에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지만 이후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이라고 평가 받으며 주가가 크게 상승세를 보였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화재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최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DB손해보험도 배당금을 주당 3500원으로 올리면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배당도 작년 2200원에서 올해 3500원으로 약 59% 늘렸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DB손해보험의 매년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배당성향은 업종 내 명백한 차별화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배당 성향의 안정적 우상향이란 기존 정책에 부합하는 등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는 배당성향을 줄이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삼성화재는 배당금을 주당 1만2000원(보통주 기준 배당성향 43.7%)으로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배당성향 기대치(50%)를 하회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은 "삼성화재의 목표주가를 기존 30만1000원에서 25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일관성 없는 주주 환원 정책을 반영해 할인율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도 "이번 배당은 2019년에 제시한 배당 성향 목표치나 불과 몇 개월 전 삼성화재가 제시한 수준에도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