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23일 "현재까지 2년 간 누적된 확진자가 200만명으로, 그 중 100만명이 최근 15일 사이에 발생했다"며 "그렇게 되면 사망자 숫자도 반이 돼야 할 텐데 그렇지 않고 7.8%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황하거나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우리는 이미 오미크론에 능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잘 갖췄다"며 "위중증률과 사망률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이 아마 일상회복의 마지막 고비"라고 덧붙였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7만1452명으로, 전날에 비해 하루새 약 7만명이 폭증했다. 위중증도 500명대로 늘었고, 하루 사망자 수도 100명을 육박했다.
그럼에도 김 총리는 "우리와 비슷한 인구 규모를 가진 다른 나라들, 또 많은 확진자가 난 나라들의 희생자는 10만명이 넘는 귀한 생명을 희생시켰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7000명 수준에서 우리 국민의 귀한 생명을 지켜왔다"고 비교하며 K방역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총리는 "오미크론의 치명률과 중증화율은 델타 변이의 4분의1 수준, 계절독감에 비해서는 약 2배 수준"이라며 "50대 이하로 내려갈수록 위험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3차 접종을 마친 경우 계절독감 수준 이하로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의 실체는 이제 분명해졌다"며 "이에 맞게 방역·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일도 이제는 마무리가 됐다. 이제는 실행과 안착 단계"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과거에 감염원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전파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을 격리하고, 조금의 위험만 있어도 입원 치료를 받는 이전의 방식으로는 오미크론을 쫓아갈 수 없다"면서 "고위험군에 의료역량을 집중해서 위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일부 재택치료 환자들이 방치되는 등 현장에서 방역 구멍이 발생한 데 대해 "갑자기 늘어난 재택치료 확진자에 대한 여러가지 치료 과정에서 약간의 불협음이 발생한 데 대해 사과드린다"면서도 "절대로 당황할 필요가 없다. 어떤 형태로든 정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재택치료 확진자 수가 약 52만명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일선 보건소의 업무부담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6500명을 확충하고 조만간 중앙부처 공무원도 추가로 파견할 계획이다.
김 총리는 "아직은 오미크론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으나, 위중증과 사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연일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정부의 '방역 완화' 사인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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