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2.19 08:00

작년 늘어난 20대 일자리 90%는 단기알바…'이대남' 취업 한파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지난해 늘어난 20대 청년 일자리의 10개 중 9개가 단기일자리로 나타났다. 특히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경우 주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안정적 일자리에 취업한 인원이 오히려 코로나19로 고용 쇼크가 닥쳤던 2020년보다 더 줄었다. 정부는 고용시장이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표면적 취업자 수만 늘었을 뿐 실제 사회에 첫 진출하는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19일 아시아경제가 통계청의 2020~2021년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늘어난 20대 일자리(10만5400개) 중 약 90%에 해당하는 9만4000개가 주당 근무시간이 0~35시간에 불과한 단기일자리로 집계됐다. 주당 36시간 이상 근무한 취업자 수는 1만14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마저도 20대 여성의 취업자 수(36시간 이상 근무)가 1만8800명 증가한 영향으로, 20대 남성의 경우 지난해 양질 일자리 취업자 수가 2020년에 비해 7400명 줄었다. 사실상 양질 일자리 취업자 수의 순증분이 모두 20대 여성 몫이었던 셈이다.

타 연령계층에 비해 유독 20대는 성별에 따른 고용회복 격차가 극명했다. 20대 일자리 증가분 중 여성이 83%(8만7000명)를 차지했고, 남성은 17%(1만8400명)에 불과했다. 2020년에 비해 지난해 20대 여성 인구는 8000명 줄어든 반면 남성 인구는 8000명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취업 격차는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비 2021년 고용률은 20대 여성은 2.8포인트(56.8%→59.6%) 개선됐고, 남성은 0.4%포인트(54.7%→55.1%) 증가하는데 그쳤다. 고용회복의 온기가 유독 20대 남성에게는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산업군 별 취업자 수를 살펴보면, 20대 여성은 정보통신업(5만700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2만4900명) 등에서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 일자리 및 관련 연구개발(R&D) 인력 등이 해당된다. 콘텐츠 성격에 따라 일부 유튜버 크리에이터도 포함된다. 정보통신업의 경우 20대 남성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 남녀 취업자 증가폭 격차가 가장 많이 벌어진 분야다.
2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취업한 분야는 제조업(2만3900명), 운수 및 창고업(1만9400명), 도매 및 소매업(1만4000명) 등이었다. 특히 도·소매업과 운수업에서는 여성에 비해 남성 취업자가 크게 늘었는데, 여기에는 배달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도 포함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산업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청년층 고용회복이 해당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고용회복세가 강했던 정보통신업에서 여성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