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의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지만 강원과 제주는 예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주택규제에 따른 비규제지역 풍선효과 외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도심 대체 주거 수요까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주택매매 거래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강원도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3만56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9% 증가했다. 제주 역시 같은 기간 8008건에서 1만214건으로 거래량이 27.5% 늘었다. 이는 전국의 주택매매 거래량이 102만2266건에서 89만4238건으로 12.5%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거래 시장의 온도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매수우위지수(12월 6일 기준)를 보면, 강원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수가 100을 웃돌았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100 미만일수록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속초시는 지난달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억130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70만원이나 뛰었다.
매수세는 외지인이 주도하고 있다. 10월말 기준 외지인 주택매매 거래량은 강원도가 지난해 9061건에서 올해 1만4191건, 제주도는 2127건에서 2946건으로 늘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38% 급증한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풍선효과로 해석된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강원과 제주만이 전 지역이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고, 청약 자격,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 문턱이 낮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 등 대도시 위주로 이어져 온 고강도 규제와 집값 급등으로 인해 비규제지역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지역에 대한 수요 증가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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