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14 11:50

2030 패닉바잉도 '뚝'…커지는 하락장 경고음




"본가, 처가에 손 벌리는 것은 물론, 사내 대출까지 끌어오고 청약통장도 깨면서 샀는데…. 집값 떨어졌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잠이 안 옵니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하락 반전 경고음이 커져가는 가운데 올해 아파트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섰던 2030세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 정부의 강력한 돈줄 죄기로 구매 여력이 줄어들면서 이들의 아파트 매입 열풍도 한풀 꺾이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20~30대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매입 비중은 35.6%로, 전월 39.3%에 비해 3.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를 견인한 핵심 주택 수요층이었다. 이들이 올해에만 매수한 수도권 아파트 수는 9만3440채에 달한다. 특히 올 들어 서울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2030세대의 경기·인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외곽지역까지 아파트값이 상승하자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고 규제가 덜한 경기, 인천으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매수세는 9월 정점을 찍고 10월 하락 반전하는 모습이다. 2030세대의 인천 아파트 매입 비중은 9월 35.3%에서 10월 32.2%로 3.1%p 줄었다. 경기의 경우에도 9월 38.9%에서 10월 35.4%로 3.5%p 하락했다. 10월 매수 건수도 경기(3725건)·인천(989건) 모두 올 들어 가장 적은 수치다.
2030세대의 매수 하락세와 부동산 시장 전체의 위축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99.2를 기록하며 2020년 6월22일(99.9)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기준선 밑으로 하락했다. 경기는 98.4를 기록, 전주(99.5)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는 96.4를 기록하며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패닉바잉이 주춤한 원인으로는 일단 대출 규제 강화가 꼽힌다. 지난 7월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가 적용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대출받기도 더욱 어려워졌다.
또 집값이 단기간에 오르면서 자금여력이 부족한 2030세대가 구매할 수 있는 주택 자체가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12억3729만원이다. 경기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189만원이다. 6억원 초과 주택은 서민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조차 받을 수 없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뒤늦게 ‘영끌’로 패닉바잉에 나섰던 2030이지만,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매수 여력이 한계에 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무리한 대출로 집값을 구매한 2030의 경우 하락장 시 심각한 자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는 "직주 근접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고려하는 동시에 자신의 재정 상황과 여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했다.
한편 2030세대의 매수세 위축은 생애 최초 주택매입의 감소로도 나타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소재 부동산(집합건물) 생애 첫 취득자는 3만7100여명 수준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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