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13 13:12

높아진 아파트 문턱에… 수요몰린 수도권 오피스텔 경매시장 ‘후끈’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지난달 17일 경기 고양지방법원에서 열린 법원 부동산 경매에서 가장 뜨거운 물건은 일산동구 백석동 131㎡(전용면적)짜리 A오피스텔 2층 매물이었다. 이 주거형 오피스텔에는 33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감정가 3억7400만원보다 40% 비싼 5억2618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의 2·3위 응찰가격도 5억원에 육박할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세금 규제와 집값 급등 피로감으로 아파트에 대한 문턱이 높아지자 부동산 경매에서 대체재로 꼽히는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은 물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 오피스텔 경매에서도 수십 명의 응찰자가 몰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13일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낙찰가율은 101.2%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2.7%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올 들어 세 번째로 100%대를 넘긴 것이다.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다. 낙찰가율이 101.2%라면 감정가 1억원짜리 오피스텔이 1억120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달 서울 오피스텔 경매의 평균 응찰자수는 6.93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수는 지난 1월 8.27명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달까지 월간 기준 2~5명 수준에 그쳤다.
실제 낙찰사례를 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 58㎡ 오피스텔 경매 물건은 지난달 23일 6억1759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가 4억1650만원보다 2억109만원 높은 금액이다.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 25㎡과 관악구 봉천동 22㎡ 경매에도 각각 응찰자가 17명·11명씩 몰리며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낙찰됐다.
이는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응찰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수는 2.8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지옥션이 통계를 집계한 2001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수치로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자금조달 부담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지역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흐름이다. 경기 지역 오피스텔의 지난달 평균 응찰자수는 7.67명으로 올 들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평균 낙찰가율은 82.3%로 크게 치솟았던 전월(95.6%)보다는 13.3%포인트 감소했지만, 올해 1~9월 평균인 80.1% 웃돌았다.
특히 경기지역에서는 응찰자가 크게 몰린 경매 물건들이 많았다. 지난달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오피스텔 91㎡ 경매에는 22명이 몰리며 감정가 2억6100만원보다 1억3070만원 비싼 3억9170만원에 낙찰됐다.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30㎡ 물건도 지난달 29일 33명이 응찰에 참여하며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낙찰됐다.
이러한 상승세는 아파트 규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오피스텔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다. 이주현 지지옥션 수석연구원은 “최근 대출규제·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아파트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오피스텔이 대체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오피스텔은 거주뿐만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으로도 각광받고 있어 실거주자와 투자자 모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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