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1.22 14:36

아파트 대출 막히자… 빌라·오피스텔로 매매 수요 몰려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출·세금 규제와 집값 급등 피로감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은 중저가 아파트는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반면, 규제 영향을 덜 받은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여기에 아파트보다 대출이 수월하고 가격이 저렴한 오피스텔, 빌라로 매매 수요가 몰리는 추세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5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것은 올해 4월 5일(96.1) 이후 처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점인 100보다 낮으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높을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우세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진 셈이다.
이는 가파른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의 영향과 함께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금리인상이 더해지면서 아파트 매수자들 사이에서 관망세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앞으로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고 기준금리도 추가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내년에 대통령 선거라는 변수가 남아 있어 그 전까지는 관망하려는 매수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가격대별로 거래량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대출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량은 큰 폭으로 감소한데 반해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와 대출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량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실거래가 6억~9억원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8월 1362건에서 9월 735건, 10월 405건으로 3개월 새 957건(70.26%) 감소했다. 9억원 이상~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도 ▲8월 1441건 ▲9월 861건 ▲10월 436건으로 1005건(69.74%) 줄었다.
반면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는 같은 기간 845건→616건→506건으로 339건(40.11%) 감소에 그쳤다. 같은 기간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량도 738건에서 392건으로 346건(46.9%) 줄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여겨지는 빌라와 오피스텔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를 보면 올해 1~9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는 총 5만170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주택 매매 건수인 10만4492건의 49.5%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보다 많았지만, 올 들어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를 넘어서며 11개월 연속 역전 현상이 이어졌다.
오피스텔 시장도 올해 매매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지난 10일까지 5만1402건으로 집계돼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뒤 최다를 기록했다.
송 대표는 “빌라나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등에서 자유롭고 대체재 성격이 강해서 아파트 구매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몰리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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