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1.16 13:34

'아파트→빌라, 전세→월세'…옮겨가는 풍선효과

서울시내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부동산 매물 안내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두달 연속 축소했지만 빌라 등 연립주택은 오히려 매수세가 몰리면서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도 전셋값은 상승폭이 둔화되는 반면 월세는 오름폭이 더욱 확대됐다. 아파트와 전세가 주춤하는 사이 빌라와 월세로 ‘풍선효과’가 옮겨가면서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아파트 대신 빌라로…풍선효과 커진다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에 대한 가격 고점 인식 확산과 대출 규제 강화로 비교적 저렴한 빌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달 빌라를 포함한 연립주택은 같은 기간 0.55% 오르며 지난 4월(0.20%)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값 상승률 0.83%에는 못미치지만 아파트가 2개월 연속 상승폭을 축소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내집마련' 수요는 여전한데 강력한 대출규제로 아파트 매입 벽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빌라로 매수세가 옮겨간 것으로 해석된다. 빌라는 매매-전세가 격차가 적어 '갭투자'에 유리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들어 재개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요 지역의 빌라에 투자하거나 자식 증여용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아파트와 빌라간 거래량 역전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살펴보면 올해 1월 서울지역 빌라 거래량(5857건)이 아파트(5796건)를 역전한 이후 현재까지 11개월 연속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산가치가 뛰어난 아파트의 거래량이 더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달 들어서도 아파트 매매는 141건에 불과한 반면 빌라는 646건이나 거래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빌라는 대출규제에서 유연하고 평형대에서도 선택지가 넓은데다 정비사업 입주권 목적의 투자도 늘어 매수세가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중구, 성동구 아파트 일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세→월세 내몰림도 심화주택 임대차 시장에서도 '풍선효과'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말 새 임대차법 도입 이후 치솟던 전셋값 상승률이 최근 주춤하는 사이 월세는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는 분위기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0.63% 올라 전월(0.68%)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으나, 월세는 서울(0.30%→0.32%)뿐 아니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이같은 월세가격 상승은 규제의 역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집주인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세입자에게 세부담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서초·송파·양천구 등 학군과 교통이 좋은 지역들은 월세 전환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업계에선 내년 7월말 이후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2년이 지나면 신규계약 체결과정에서 월세가 더욱 크게 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세입자들의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진 것도 월세 가속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고가의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등 관련 규제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많아 당분간 월세 상승세가 꺾이기는 쉽지 않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세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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