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1.13 09:12

아픈 손가락이었던 두산건설, 주택분양 ·수주 살아나자 '부활'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두산건설은 10년 전인 2010년대 초반만해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0위권에 자리했을 정도로 대형 건설사였다. 하지만 2009년 시행사 부도와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가 10년가량 미분양 사태를 겪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2009년 분양한 탄현두산위브더제니스는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로 일산의 타워팰리스를 표방했다. 하지만 같은 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터졌다.
두산건설의 일산 제니스 자금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했는데 대규모 미분양이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위기가 심화됐다. 결국 두산건설은 2018년 미분양 대형 평수를 할인 분양하며 1646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그사이 두산건설은 2019년 12월 결국 상장폐지됐고 시평 순위는 2020년 25위로 낮아졌다.
현재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정원 회장은 두산건설에 대한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박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주목받던 시절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두산건설 대표이사 회장으로 근무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의 재무 위기가 두산중공업→두산그룹으로까지 번졌음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을 10년이나 품은 배경에 박 회장의 이러한 애착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두산그룹의 아픈손가락 취급을 받았던 두산건설이 달라진 것은 지난해부터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초부터 주택 분양과 수주를 강화하면서 환골탈퇴했다. 두산건설은 2019년 이후 부산 범일동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센트럴사하 등 대단지를 성공적으로 분양해 주택 사업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때마침 아파트값 상승과 분양시장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5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순차입금 규모도 2010년 1조73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1026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전무했던 주택 정비사업 신규 수주 실적도 올 들어 1조원을 넘었다.
두산건설이 부활 조짐을 보이면서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지분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9월 대우산업개발과의 매각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두산건설의 모회사는 두산중공업으로 지분 99.99%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주택경기가 호황을 보이면서 두산그룹은 1년3개월만에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건설 지분 99.99%를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매각 금액은 40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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