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1.12 11:01

오세훈 밀어붙인 김헌동 SH 토지임대부 '반값 아파트' 가능할까?

노식래 의원(오른쪽)이 지난 10일 청문회에서 김헌동 SH 사장 후보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차 탈락에도 불구, SH사장 후보로 밀어붙인 김헌동 사장 후보자는 결국 토지임대부 '반값 아파트'를 실현해낼 수 있을까?
부동산 전문가들과 서울시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오 시장이 김헌동 사장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토지 임대부 아파트 분양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시의회 노식래 의원(민주당, 용산2)은 지난 10일 열린 김헌동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례를 들어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 한계를 지적해 눈길을 모았다.
김현아 전 SH사장 후보청문회 위원장을 맡았던 노 의원은 최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이촌동 중산시범아파트의 예를 들며 토지임대부 주택의 한계를 지적했다.
노식래 의원은 이날 “후보자가 반값아파트 실현방안으로 제시한 토지임대부 주택은 재건축 단계가 됐을 때 후세대가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크고 분쟁의 소지가 많다”며 제도적인 보완방안 검토를 요구했다.
중산시범아파트는 1970년 준공된 7층, 6개 동, 228세대 규모의 아파트다. 이미 1996년 재난 위험진단 D등급을 받고 2004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조합설립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건물은 주민 소유지만 부지는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1970년대 토지임대부 주택이기 때문이다.
계속된 주민들의 토지 매각 요구로 2017년 서울시가 토지소유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나 주민 100% 동의 조건이어서 토지 매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다 올 들어 노식래 의원 지적으로 각 동별 동의율 75% 이상을 확보하면 공유재산 심의위원회에 매각 안건을 상정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노식래 의원은 “토지임대부 주택의 이런 한계로 인해 주택시장 안정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땅값을 절감해 분양가를 크게 낮추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토지비용을 평생 할부로 부담하다가 재건축 시기가 되면 다시 한번 일시불로 부담하는 이중부담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그 밖에 분양원가 상시 공개, 공공택지 매각 불가 등 후보자의 주장을 확인, 후보자의 소신이 오세훈 시장의 입장과 배치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질의했다.
노식래 의원은 “후보자의 유튜브나 언론 인터뷰를 보면 지나치게 적대적이고 공격적”이라며 “사고의 유연성과 점잖고 신중한 자세”를 요구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한편 서울시 고위직 출신 부동산 전문가 A씨는 "토지임대부 아파트 30평형대를 3억원선에 분양하겠다는 단순한 계산을 하는 것 같은데 실재 분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강남 옛 서울의료원 부지나 송파 옛 성동구치소 부지에 토지임대부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인근 아파트 시세와 큰 가격차로 인해 주민들 반발과 함께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돌아갈 막대한 시세차익 등도 사회적 논란이 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럼데도 오세훈 시장이 김헌동 SH사장 임명을 밀어붙일 경우 추후 사회적 논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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