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류태민 기자)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서울 외곽에서 일부 급매물이 나오는 등 이상 기류가 잇따르고 있지만 강남권 주변부에서는 거래 침체 속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강동구에서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전용면적) 아파트가 처음으로 실거래가 20억원을 넘어서는 사례가 등장했다. 이로써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해당 면적 아파트 가격이 20억원을 넘긴 곳은 11개구로 늘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84㎡는 지난달 16일 20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강동구에서 해당 면적 실거래가가 20억원을 넘긴 첫 사례다.
2019년 9월부터 입주한 고덕그라시움은 4932가구의 대단지로 입주 이후 이 일대 집값을 주도하고 있는 아파트다. 1만7000여가구에 달하는 고덕·상일동 일대 고덕지구내 신축 단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 중이다. 이 지역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는 “대규모 단지 형성으로 고덕지구 전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대장 아파트격인 고덕그라시움은 지하철 접근성도 높아 시세가 가장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 단지 중형 아파트 가격도 소폭 상승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일에는 고덕아르테온 84㎡가 18억1000만원, 지난 9월에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같은 면적이 17억2000만원에 실거래되며 각각 직전 신고가보다 가격이 1000만원씩 뛰었다.
거래 위축 속에서도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84㎡ 실거래가가 20억원을 넘어선 곳은 강동구를 포함해 11개구에 달한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해당 면적은 지난 8월 25억원에 거래되며 비강남권 소형 아파트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23억8000만원)과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23억원), 성동구 성수동 청구강변(21억5000만원),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3단지(20억5000만원) 등 비강남권 요지의 중형 아파트들도 올 들어 20억원 벽을 돌파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최근 대출 규제로 인해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었지만 대출이 아예 불가능한 15억원 초과 단지는 규제 영향을 받지 않아 신고가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다주택자 세금 중과 등으로 인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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