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1.05 11:45

뭉칫돈 몰리는 수도권 비규제지역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반면, 수도권 일부 및 지방 비규제지역에서는 거래가 2배 가량 늘며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수도권 주요 지역 및 지방 광역시를 겨냥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로, 경기도 이천시 등 수도권 내 비규제지역 6곳을 포함해 지방 중소도시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매매 거래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기도 이천시와 여주시·포천시·양평군·연천군·가평군 등 6곳만 남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총 751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간 거래량(4125건)과 비교하면 약 1.8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거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이천시로, 2020년 1~9월 1843건에서 2021년 동기간 약 87% 증가해 3452건이 거래됐다. 이 외 여주시(1472건), 포천시(1362건), 양평군(638건), 연천군(301건), 가평군(292건)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6개 지역 모두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거래량이 약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들 비규제지역의 경우 만 19세 이상, 청약 통장 가입 기간 후 12개월만 지나면 세대주, 세대원 상관없이 1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재당첨 제한도 없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70%까지 나와 대출 부담이 적으며 당첨 후 6개월 뒤 바로 전매도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수도권 비규제지역에 공급되는 신규 단지들은 청약 시장 내 신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이천시의 경우 지난 10월 분양한 ‘이천자이더파크’는 평균 39.78대 1, 최고 66.82대 1의 경쟁률로 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양평시 또한 올해 분양한 4개의 단지 모두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지방 중소도시들은 유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7만301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45만2123건)보다 17.5% 감소했지만 전남 나주시(570건→1330건)와 충남 서산시(962건→1892건), 경북 김천시(978건→1822건) 등의 거래량은 2배 가량 늘었다.
신고가를 경신하는 아파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의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지난 7월 7억2000만원(1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1년 전(5억4000만원)보다 33.3% 오른 가격이다. 장기 미분양으로 인해 몸살을 앓던 경남 양산시에선 전용면적 84㎡가 1년 전 3억9000만원보다 두 배 가량 오른 7억4800만원(32층)에 7월 손바뀜했다.
건설사들도 앞다퉈 비규제지역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일신건영은 이달 경기 이천시에 ‘휴먼빌 에듀파크시티’를, 12월에는 경기 양평군에 ‘양평 공흥3지구 휴먼빌’(가칭)을 공급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경기 여주시에 들어서는 ‘여주역 센트레빌 트리니체’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섰다. 지방의 경우 이달 금성백조가 충남 아산시에 ‘탕정역 예미지’를, GS건설이 전남 나주시에 ‘나주역자이 리버파크’를, 대방산업개발이 경북 포항시에 ‘포항펜타시티 대방 엘리움 퍼스티지 I·II’를, 서한은 대구 중구에 ‘대봉 서한이다음’를 분양할 예정이다.
한 청약 전문가는 "정부가 전국적으로 규제지역을 확대해 나가면서 얼마 남지 않은 비규제지역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실제로 이들 지역의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물론 우수한 청약 성적을 거두는 등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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